‘나는 주가지수 2000시장 꿈을 꾼다’
‘나는 주가지수 2000시장 꿈을 꾼다’
  • 구명석 
  • 입력 2006-05-11 09:00
  • 승인 2006.05.1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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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도성(53·서울대 경영학과 교수)한국증권연구원장은 지난 1999년 증권사 직원들과 모인 자리에서 “우리나라 종합주가지수가 2000선을 넘을 것” 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신문에 ‘나는 주가지수 2000시장 꿈을 꾼다’ 는 기고도 했다. 당시는 외환위기 직후 금융권에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몰아칠 때였기에 사람들은 그의 말을 ‘장밋빛 전망’ 이라며 외면했다. 이후 계속된 그의 주장에 ‘제2의 이익치’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코스피지수 1500선을 바라보는 요즘 사람들은 비로소 최 원장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최 원장은 74년 서울대 경영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뒤 한국은행에 입사했던 행원 출신이다. 최 원장은 80년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에서 28세에 재무학과 조교수가 된 뒤 테네시·시카고·뉴욕주립대 부교수를 거쳐 94년 26대1의 경쟁을 뚫고 서울대 경영대 교수가 됐다. 최 원장은 5~6년전부터 주가 2000시대를 점쳤던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미국의 주가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비슷하게 올랐는데 우리는 가끔 GDP성장률과 주가지수에 큰 괴리가 생깁니다. 또 99년 삼성전자의 주가수익비율(PER)과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PER를 비교해보니 3배 정도 차이가 났어요. 그때 주가가 800선인 점을 감안하면 2000~2500은 갈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국내 최고 재무관리·투자 이론가 중 한명인 최 원장은 주식투자 방법을 묻는 질문에 “장기 분산투자를 하라” 고 조언했다.

“한번 주식투자를 하려면 적어도 10년 이상 묻어둘 생각으로 해야 합니다. 안좋은 종목을 택해 장기 투자하면 손해를 보니까 여러 곳에 분산투자해야 하는 것이죠. 투자종목을 고르는 게 쉽지 않은 일반인은 전문가들에게 투자를 맡기는 펀드를 택하는 것도 좋습니다. 한번 고른 펀드는 적립식으로 20~30년 투자하면 적어도 손해는 보지 않습니다.” 그는 실제 적립식 펀드 투자로 이익을 본 개인적인 경험도 있다. 그는 증권연구원을 증시발전을 위한 ‘싱크탱크’ 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동안 연구원은 인원이 너무 적어 외부에서 의뢰받는 연구를 해내는 것도 버거웠습니다. 제 3년 임기가 끝날 때까지 박사급 연구원을 30명까지 늘릴 생각입니다. 그래서 자본시장이 필요로 하는 아이디어, 정책 어젠다를 계속 제시하는 선제적인 연구기관으로 발전시켜 나갈 생각입니다.” 실제로 최 원장 취임때 14명이던 증권연구원 박사급 연구원은 현재 17명으로 늘었고 올해말까지 24명으로 증원할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 한국형 투자은행에 대한 토론회와 파생상품에 관한 심포지엄을 열어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연구원은 올 연말에는 ‘고령화와 자본시장’ 을 주제로 하는 대규모 심포지엄을 준비하고 있다.

구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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