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공 맞고 좌초 위기
골프공 맞고 좌초 위기
  • 홍준철 
  • 입력 2006-03-14 09:00
  • 승인 2006.03.1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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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우 교육부 차관의 9급 신화가 3·1절 골프공에 맞아 최대의 위기에 처했다. 1967년 우체국 9급공무원에서 출발해 교육부 차관이 된 이 차관은 그동안 특유의 성실성과 업무 추진력을 인정받아 지난 98년 당시 이해찬 장관으로부터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공무원이라는 극찬까지 받았다. 그러나 공무원 사회에 신화적인 그 존재가 지난 3·1절 부적절한 골프 파트너에 ‘100만원 내기 골프’의혹까지 사면서 한나라당으로부터 이해찬 총리와 함께 수뢰혐의로 고발조치 당했다.이 차관은 사건발생 초기 이 총리를 대신해 적극 해명하며 ‘내기 골프는 없었다’고 밝혔지만 거짓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차관은 또 ‘골프치기 전날인 지난달 28일 연락을 받아 급하게 내려갔다’고 말했지만 N사 K회장(전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은 “일부 참석자가 ‘전날 갑자기 불려나갔다’고 하는데 자기 혼자만 살려고 하는 거짓말"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게다가 이 차관은 ‘영남제분 류모 회장, 교직원공제회 김모 이사장과 여러차례 골프를 친 적이 있다’고 시인하면서 또다른 골프로비 의혹에까지 휘말리고 있는 상황이다.이 차관은 40년 공직생활을 하면서 그동안 공사를 가리지 않고 윗분들의 심기를 파악하고 불편하지 않게 배려하는 ‘처세술’을 보여왔다. 이 총리가 교육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에 그는 여야 국회의원 집까지 찾아가 학교를 지을 예산을 따오는 추진력을 보였다. 2000년 기획실장 시절에는 1조원이 넘는 교육여건 개선 사업을 성사시켰다. 이런 처세 때문에 교육부 안에서도 고시 출신 관료의 견제도 많이 받았다. 이 차관은 이 총리와는 교육부장관(1998~99년) 재직 시절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이 차관은 이런 인연으로 교직원공제회 이사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04년 7월 총리 비서실장에 발탁됐었다. 하지만 이 총리에 대한 ‘과잉 충성’과 ‘해명’으로 스스로 무덤을 판게 아니냐는 비아냥도 받고 있다.

홍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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