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도 GOD의 대니, 출산드라 김현숙, 홍석천, 개그우먼 김지혜 등이 공연장을 찾아 루나틱의 오픈런을 축하했고, 배우들과 함께 무대에서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뮤지컬의 시나리오를 직접 쓰고, 배우와 연출자 겸 제작자까지 하고 있는 백재현은 “뮤지컬 루나틱이 오픈런을 확정짓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항상 마지막 공연을 할 때도 눈물이 흐르지 않았는데, 이날은 눈시울이 붉어졌다”고 감격해 했다. 사실 백재현은 지금의 ‘루나틱’에 자신의 모든 것을 올인한 상태다. 소극장 창작 뮤지컬로는 벌어들일 수 있는 수입은 아무리 잘해봤자 연간 4억이라고 한다. 배우들의 개런티와 제작비를 감당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돈이다. 하지만 백재현은 대학시절부터 뮤지컬이 꿈이었기 때문에 그동안 몇 번의 실패를 통해 집까지 팔아넘기고, 부인과 이혼을 하고, 안면마비로 입이 돌아가고, 어머니를 힘들게 하는 불효(?)자식이지만 ‘뮤지컬’만은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어머니는 ‘루나틱’의 단원들을 위해 매일 밥을 해 나르다가 최근에는 몸이 안좋아서 병원 신세를 지고 있는 중이다. 백재현은 “엄마(그는 아직도 이렇게 부르고 있었다)는 이제는 나 혼자만의 ‘엄마’가 아니라 단원 모두의 엄마다. 가끔씩 질투도 난다”며 너털 웃음을 지었다. 지금도 그는 보증금 500만원에 40만원의 월세에 살고 있다. 잘나가던 인기 개그맨 백재현이 정말 맞을까하는 의문이 들 정도다. 5년 전에는 80세 노인수준의 난청이라는 진단까지 받았다. 백재현은 “돈도 없고, 몸도 아프지만 그는 그토록 하고 싶어 했던 뮤지컬 ‘루나틱’이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며 “자신은 힘들지만, 사람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전해줄 수 있기 때문에 그저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숱한 실패를 거듭한 끝에 이제 그는 대학로에서 성공한 연출가로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김민주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