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한국인이 정직하지 못하다는 눈총을 받아야 하나”
“왜 한국인이 정직하지 못하다는 눈총을 받아야 하나”
  • 정은혜 
  • 입력 2005-12-27 09:00
  • 승인 2005.12.27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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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적 영웅’이 ‘사기꾼’으로 전락하는 이 상황에 너나할 것 없이 안타깝기는 마찬가지다. 이와 관련, 김수환 추기경이 눈물을 흘려 더욱 주변을 씁쓸하게 하고 있다. 이 시대의 ‘큰 어른’인 김 추기경이 국민들의 참담한 심정을 대변해 고뇌와 회한의 눈물을 흘렸기 때문. 지난 16일 평화신문과의 인터뷰 도중 “세계인들 앞에서 고개를 들 수 없는 부끄러운 일”이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낸 김 추기경은 “왜 한국인이 세계 무대에서 정직하지 못하다는 눈총을 받아야 하는가”라며 개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부터 김 추기경은 황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해 반대해 왔었다. 인간 생명 존엄성을 침해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러한 입장에서 그동안 황 교수 연구 성과에 대한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솔직히 속으로는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랐다”는 김 추기경의 말은 충격과 안타까움을 더한다.

김 추기경은 “이번 사태는 특정인이나 단체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정직하지 못한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라며 “우직하고 정직하게 사는 것만이 치유책이고 수습책”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추기경은 그동안 천주교 서울대 교구를 중심으로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반대하며 성체줄기세포를 대안으로 적극 제시해온 것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교회가 ‘그것 봐라. 우리가 옳지 않았느냐’라는 식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며 “저 역시 성체 줄기세포를 이용한 불치병 치료에 기대를 걸고 있으며 가톨릭계 의료진이 힘을 합해 불치병 환자들의 기다림에 응답하는 결과를 내놓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현재 환자맞춤형 배아줄기세포에 관한 황교수 논문의 조작은 밝혀졌지만 이에 대한 원천기술 확보의 여부는 아직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 한 가닥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는 국민들의 바람이 간절한 가운데 만약 이마저도 허위로 드러날 경우 그 파장은 실로 엄청날 전망이다.

정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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