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를 운영하는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대표(전 기자)가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김건모 씨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하기 위해 민원실로 가고 있다. [뉴시스]](/news/photo/201912/354578_271083_3649.jpg)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김건모 주점 성폭행 의혹’이 점입가경이다. 김건모 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폭로가 나온 데 이어 김 씨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피해자‧목격자까지 등장해 세간에 큰 충격을 안겼다. 김 씨는 당초 취했던 “사실무근”이라는 입장 이후 별다른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의혹은 갈수록 짙어졌다. 경찰 수사까지 본격적으로 시작된 상황에서 김 씨가 드디어 행동을 취했다. 자신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여성을 맞고소한 것이다. 싸움이 장기화될 전망이라 팬들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최초 폭로자는 유흥업소 여성···“성폭행 때 입었던 ‘배트맨 티셔츠’ 충격”
싸움 장기화될 듯, 수사는 ‘강남경찰서’···가세연 폭로 이어지나
폭로는 지난 6일에 시작됐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가 김 씨의 성폭행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가세연을 운영하는 강용석 변호사는 “김 씨에게 성폭행을 당한 여성 A씨가 직접 메일로 연락을 해서 2회 만났다”면서 “A씨가 김 씨를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유흥업소에서 일한 것으로 알려진 여성 A씨는 지난 2016년 8월경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한 유흥주점에서 김 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가 3년이나 지난 시점에 폭로한 이유는 무엇일까. A씨는 “당시 경황이 없었다. 잊어보려고 노력을 했다. 아직 창창한 나이고 미래에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서 고소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날 성폭행할 때 입었던 배트맨 티셔츠를 (김 씨가) 입고 나오는 걸 보고 괴로웠다”고 설명했다.
당시 김 씨 관련 이슈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사회관계망서비스(이하 SNS) 등을 점령했다.
특히 최근 김 씨가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장지연 씨와 혼인신고를 한 만큼 여러 얘기가 덧붙었다. 김 씨와 장 씨는 혼인 신고에 이어 내년 5월에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 준비 중인 상태였다.
폭로가 나온 이후 김 씨 측은 일부 매체를 통해 사실이 아니라며 법적대응을 예고했을 뿐 별다른 액션은 취하지 않았다. 반면 가세연 측은 추가 폭로를 예고해 의혹은 갈수록 짙어졌다.
논란 중에도 ‘일정 강행’
김 씨는 자신의 이름이 포털사이트 검색어를 점령하고 있음에도 예정된 25주년 전국투어 콘서트 일정을 강행했다. 김 씨와 그의 어머니를 더 큰 인기스타로 만든 ‘미운우리새끼’에도 출연, 장 씨에게 프러포즈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 때문에 상반되는 여론의 반응이 나왔다. “성폭행 의혹이 사실이 아니니 김 씨가 당당한 것 아니냐”는 반응과 “어떻게 의혹이 거세지는데도 거리낌없이 얼굴을 보이냐”는 반응이 나온 것.
이후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A씨는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A씨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강 변호사는 김세의 가세연 대표와 함께 지난 9일 오전 김 씨에 대한 강간 혐의 고소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강 변호사는 “김 씨는 피해자를 성폭행한 이후 어떠한 사과나 인정도 하지 않아 피해자는 고통의 시간을 보내 왔다. 피해자가 원하는 것은 김 씨의 사실 인정과 사과”라며 “김 씨 측에도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는데 ‘고소할 테면 해 보라’는 반응을 보여 고소장을 제출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던 중 논란이 더 가열됐다. 가세연이 이번에는 폭행 의혹을 주장한 것. 가세연은 지난 10일 오후 ‘김건모 추가 폭로! 또 다른 피해자 격정 고발!’이라는 제목으로 김 씨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여성 B씨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가세연에 따르면 B씨는 지난 2007년 1월 주점에서 김 씨에게 주먹으로 맞았다. 이로 인해 안와상과 코뼈가 골절되고, 눈 출혈 등의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B씨는 “빈 룸에서 김 씨 (여성)파트너랑 싸우고 있었다. 김 씨가 들어와서 ‘시끄럽다. 시끄럽다고 했지’라며 욕과 함께 제 머리채를 잡고 눕힌 다음에 주먹으로 때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 맞으려고 했지만 남자 힘이 세서 저항할 수 없었다. 눈이 부어오르고 코피가 흘렀다. 급하게 누가 문을 여는 바람에 빠져나왔다. 소지품을 챙기고 택시를 탔다. 먼저 병원에 갔다”고 밝혔다.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까닭에 대해서는 “김 씨와 업주가 못하게 했다. 협박도 있었다. 너무 무서웠다”고 설명했다. 10년이나 지난 일을 꺼내든 이유는 “성폭행 폭로 여성에게 힘을 실어 주고 싶어 용기를 냈다”고 했다.
김 씨의 폭행 사건을 목격했다는 유흥업소 관계자의 폭로까지 더해져 논란은 거세졌다.
“거짓 미투, 미투 피싱은 없어져야”
검찰은 김 씨 사건을 여성아동범죄조사부에 배당하고 관할 경찰서인 강남경찰서에 수사지휘 했다.
계속해서 의혹은 거세지지만 정확한 해명을 하지 않는 김 씨에 대해 부정 여론은 커져갔다. 그러던 중 김 씨가 자신을 고소한 A씨에 대해 맞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및 무고로 고소하겠다는 것. 김 씨는 건음기획을 통해 “A씨가 27년간의 연예 활동을 악의적인 의도로 폄훼하고 거짓사실을 유포, 많은 분들에게 실망을 끼치고 있는 행태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고소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건음기획은 “진실된 미투는 최대한 보장돼야 하지만, 미투를 가장한 거짓 미투, 미투 피싱은 반드시 없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은 모 유튜브 방송에서 대중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김 씨의 취향을 이용, 거짓으로 꾸며낸 사실을 마치 용기를 내어 진실을 폭로하는 것처럼 했다”면서 “그녀의 주장은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하게 허위임이 밝혀질 것이다. 다시 한 번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고, 앞으로 진행될 수사에 성실하게 임해 반드시 진실을 밝혀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씨가 성폭행 논란 이후 소속사를 통해 처음 공식 입장을 낸 것이다. 정확한 내용은 수사를 통해 밝혀지겠지만 싸움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조택영 기자 cty@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