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청 ‘X파일’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삼성그룹 관련 X파일에 등장하는 전현직 검사 7명의 실명을 공개함으로써 의혹의 초점은 검찰 및 법무부로 급선회했다. 문제의 검사 중에 이름이 올랐던 김상희 법무부 차관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사표를 제출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처남이자 ‘떡값’의 전달책인 홍석조 광주고검장도 김 차관의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낙마한 홍석현 주미대사가 홍 고검장의 친형이라는 점에서 노 의원의 용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민주노동당은 일찌감치 대 삼성 전면전을 선포한 상태다. 삼성의 지배구조를 문제삼는가하면 최근엔 ‘삼성부정비리제보센터’를 개설했다. X파일을 계기로 민주노동당의 ‘안티 삼성’ 운동에 시민단체와 네티즌도 가세했다. 그러나 ‘이건희-홍석현-홍석조’로 이어지는 삼성가(家)부패 트라이앵글의 핵심 인물인 이 회장은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삼성을 정조준한 민주노동당발(發) 후속타가 궁금해진다.
이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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