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거부했던 거대상업 자본으로 운영되는 공중파를 난생 처음 탄 멤버들의 반발심리였을까. 갖가지 의혹을 남긴 ‘성기 노출’ 파문은 경찰의 구속으로 일단락될 분위기다. 그러나 이들을 구속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경찰은 한국 인디문화의 본산이라 할 수 있는 홍익대 주변까지 감시할 태세다. 이에 홍대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음악인, 문화기획자 등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마녀사냥’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카우치’, ‘럭스’라는 밴드만 보고 홍대 앞 인디문화를 매도하지 말라는 것. 그러나 경찰의 수사 의지를 막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멤버들이 홍대 공연에서도 노출을 행했던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어렵사리 인디문화를 성장시켜온 관계자들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사태를 이 지경으로 몰고 온 장본인으로 경찰서를 드나들고 있는 문제의 멤버들은 파문을 일으켰던 당시처럼, 얼굴만을 가리고 있을 뿐이다.
이병화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