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한 부총리가 이 인사에게 소개했다는 박 대표와의 사연. 때는 70년대 초였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서울대 단과대 수석졸업자(한 부총리는 서울 상대를 졸업) 11명을 청와대에 초대해 식사를 했다. 당시 박 대표는 서강대에 재학중이었는데, 함께 식사를 했다는 것. 한 부총리는 “박 대표를 (식사 자리에서) 한번 만난 적은 있지만, (두 사람이) 특별한 관계까지 발전하진 않았다”고 털어놓았다.그런데 이 얘기는 이렇게 발전했다. 한 부총리와 박 대표가 처음 만난 것은 지난 70년 말 무렵. 당시 서울 상대 3학년이었던 한 부총리는 재학 중에 행정고시 (8회·1970년)에 수석 합격했다. 이즈음 박정희 대통령은 행정, 사법, 외무고시 3개 국가고시 수석합격자들을 청와대로 초빙해 함께 식사를 나누었다.
이 자리에서 말쑥한 모습의 준수한 용모를 갖춘 한 부총리를 본 박 대통령은 속으로 내심 ‘사윗감’으로 점찍었다. 모임이 끝나고 나서 박 대통령은 따로 다시한번 한 부총리를 청와대로 초대했다는 것. 한 부총리가 청와대에 들어갔을 때 그 자리에는 박 대통령과 당시 20대 초반이던 박 대표가 기다리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세 사람은 식사를 함께 했고, 식사시간 동안 박 대통령은 한 부총리에게 박 대표를 소개하면서 ‘잘 지내보라’고 말하면서 분위기를 유도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부총리의 비서실장인 권태균 실장은 <일요서울>과의 전화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은 서울대 단과대 수석졸업자 11명을 초대해 식사를 한 적이 있다”면서 “당시 박 대표도 대학생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자리에 합석했다. 이같은 내용이 와전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한 부총리에게 확인한 결과) 70년대 초 박 대통령의 초대로 대학생이던 박 대표를 한번 만난 적은 있지만, 특별한 관계까지 발전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는 것이다. 권 실장에 따르면 한 부총리는 박 대표와의 인연을 둘러싼 얘기에 대해 “와전된 얘기”라고 일축하면서도 “그같은 얘기가 나도는 것에 대해 상당히 언짢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얘기는) 여러 사람이 알면 안되는 내용이기 때문에 사석에서, 그것도 친분이 두터운 딱 한 명에게만 얘기한 내용이었다”면서 “부총리께서는 현재 이 얘기가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데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곤혹스러워 했다.
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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