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의 SNS를 분석하면서 제일 많이 아쉬웠던 점은 의원들의 사진이다. 비슷한 장소일 경우, 사진 속 포즈가 대부분 비슷하다. 또한 ‘일하고 있는 티를 내’는 전시용 사진이 많다. 후보자의 SNS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아무 사진이나 막 올려서는 안 된다. 사진 한 장에도 후보의 강점이 잘 드러나야 한다. 때문에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미지를 잘 연출해야 하는 것이다.
후보들은 지역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했을 것이다. 유권자가 원하는 국회의원이 추진력 강한 사람인지, 행정 경험이 뛰어난 사람인지, 복지에 관심이 많은 따뜻한 사람인지, 또한 유권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민원은 무엇인지, 어떤 정책을 펼쳐주길 원하는지 후보는 이미 조사를 통해 파악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내용을 상세히 알고 있음에도, 유권자 표심에 부합하는 이미지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사진은 전략적으로 찍어야 하고, 전략적으로 게시해야 한다. 사진을 통해 후보의 강점이 충분히 드러나야 한다. ‘저는 평생 성실하게 살았습니다’를 말하기보다 초등학교시절의 개근상 6장을 보여주는 게 낫고, ‘저는 제 지역구를 위해 정말 열심히 일해 왔습니다’ 주장하는 것보다 지역에서 활동했던 일들을 하나하나 기록한 일기장을 보여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검소한 모습’을 보이고 싶다면, 20년 동안 쓴 다리미를 보여주거나 낡은 운동화 끈을 보이며 ‘제 발이 되어주었던 9년째 신은 운동화, 이젠 헤어질 때가 된 것 같아 아쉽네요’ 라고 쓰면 된다. ‘새벽 2시, 완독 끝’ 이렇게 한 줄을 쓰고, 후보가 읽은 책 표지만 사진으로 첨부한다면 더 세련되게 지적인 모습을 어필할 수 있을 것이다.
메모하거나 경청하는 모습, 강아지와 즐겁게 노는 모습, 유권자와 환이 웃으며 눈맞추는 모습, 밭일 도와주는 모습, 따뜻하게 어르신 손잡아 주는 모습이 정면이 아닌 측면으로 보여지는 게 좋고, 현장감 있고 생동감 있는 사진을 유권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후보자는 선거 기간에 잘 찍은 프로필 사진 정도면 충분히 잘 준비한 거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더 많은, 잘 찍힌 사진이 필요하다. 카드뉴스를 만들 때에도, 정책 영상을 만들 때에도 이런 사진들이 유용하게 쓰이기 때문이다.
유권자와 함께 사진을 찍을 경우에는 이런 모습을 주의해야 한다. 웃을 때는 같이 웃는 사진이 좋다. 후보는 환히 웃고 있는데 유권자가 무표정하다면 좋은 사진이 아니다. 웃음의 ‘농도’, 감정의 ‘농도’까지 균형 잡혀야 한다. 유권자가 더 적극적으로 반갑게 인사하는 사진이 있다면 자주 사용해야 한다. 함께 요란한 가발을 쓰고 환히 웃고 있는 사진도 좋다. 홀로 과하면 좋지 않지만, 함께 과하면 보는 사람들도 재미나게 기억한다.
사진은 후보를 드러내는 가장 중요한 전략 중 하나이다. 지금 후보자는 선거에 쓸 사진을 다시 꼼꼼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사진 한 장에 유권자의 마음이 움직일 수도, 표에서 멀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출마자들은 명심해야 한다. 전략적으로 연출된 사진에 텍스트가 더해진다면 그 힘은 더 쎄질 것이다.
김경수 여의도아카데미 마케팅연구소장 sns@yeouido.a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