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칼럼니스트이자 사진작가, 와인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김 혁씨는 와인 산지를 찾아 일년에 4번 이상 해외여행을 한다.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등 세계의 와인 산지를 찾아다니며 그가 주로 만나는 사람들은 와인양조장(winery)의 주인인 성주들이다. 미국이나 호주 같은 신대륙에서는 와인양조장의 주인을 ‘와인 메이커’라 부르지만 와인의 원산지 프랑스에서는 아직도 성주라 부른다. 프랑스에서 고급 와인을 제조하는 와인 성의 주인들은 그 지방의 귀족들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는 프랑스의 성주들은 드레스코드에 상당히 민감하기 때문에 그들로부터 초대를 받으면 때와 장소, 함께 모인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옷차림인지 항상 신경을 쓴다고 한다. 그는 무엇보다 서양에서 상대방에 대한 복장의 예를 갖출 때 기본이 되는 것이 재킷이라는 점도 강조한다.
재킷을 벗고 싶을 때는 상대방에게 양해를 구하는 것도 매너다. 이와 함께 구두를 깨끗이 닦아 신는 것도 소홀해서는 안 되는 덕목. 그래서 그는 여행 시 카메라 가방에 항상 구두 닦는 수건을 넣어 가지고 다닌다. 김씨는 우리 나라에선 여자들에 비해 남자들은 패션에 너무 무관심한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남녀가 데이트를 할 때 여자는 세련되게 옷을 입은 데 반해 남자는 그렇지 않다면 보기 좋은 커플이 못될 뿐 아니라 남자는 파트너에 대해 예의를 갖추지 않은 것이라고. 이렇듯 때와 장소, 상대방과 보조를 맞춰 코디하는 센스는 타인을 배려하는 예의 그리고 문화에 대한 이해에서 비롯된다는 게 그의 믿음이다.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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