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배영수, 2004프로야구 MVP 선정
삼성 배영수, 2004프로야구 MVP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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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4-11-15 09:00
  • 승인 2004.11.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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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잊지 못할 최고의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삼성 배영수(23·투수)가 올 시즌 프로야구 최고의 스타로 등극했다. 배영수는 지난 8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오키드룸에서 열린 삼성증권배 2004프로야구 MVP 투표에서 총 99표 중 84표를 얻어 13표에 그친 용병 슬러거 클리프 브룸바(현대)를 따돌리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배영수는 이날 MVP와 더불어 공동 다승왕(17승)과 승률 1위 (0.895) 등 2관왕에 올랐고 방어율 3위(2.61), 탈삼진 4위(144개) 등 지난 2000년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특급투수’로 거듭났다.

지난 96년 이래 홈런 타자들이 줄곧 독식해왔던 MVP를 20대 초반에 불과한 투수 배영수가 거머줬었다는 점에서 그의 수상은 의미가 깊다. 배영수는 지난 99년 삼성 역대 고졸 최고 계약금인 2억5천만원을 받고 입단했지만, 데뷔 첫해 1승도 거두지 못했다. 2001년 13승 8패로 부활하는 듯했지만 불안한 제구력 때문에 ‘특급투수’로서는 합격점을 받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랬던 그가 올 시즌 들어 선동렬 삼성 수석코치의 조련을 받으면서 ‘명품’으로 다듬어졌다. “선동렬 코치님은 어릴 적부터 존경했던 분이라 정말 닮고 싶었습니다. 혹독하고 과학적인 훈련 방식을 통해 공을 제대로 던지는 법을 많이 배웠습니다. 무엇보다 선동렬 코치님이 있어 정신적으로 많은 안정을 찾았다는 점입니다. 모두 선동렬 코치님 덕입니다.”동계훈련에서 하루 3천개 이상의 연습 볼을 뿌린 배영수는 다듬어진 코너워크와 두둑해진 배짱으로 상대 타자를 압도했고, 지난달 25일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는 무려 10이닝 동안 무안타로 사실상 ‘노히트노런’을 기록해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 경기에서 선발로 나선 배영수는 연장 12회 동안 0-0 무승부를 기록, 비록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그의 투혼을 발휘한 플레이는 야구팬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명승부였음이 확실하다. 올 시즌 17승을 거두는 동안 단 2패만 기록, 승률 타이틀(0.895)까지 거머쥔 배영수는 완투와 완봉이 각각 4차례와 2차례에 방어율 또한 2.61로 삼성의 에이스 자리를 확실히 굳혔다. 프로 데뷔 5년 만에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며 전성시대를 예고한 배영수는 “잊지 못할 한 해였다”며 “이번 시즌은 4월이 가장 힘들었다. 선발진에서 탈락됐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즌 막판에 좋은 성적을 내 코치진에 보답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MVP트로피를 받아들고 눈물을 글썽거린 그는 “올해는 투구 폼과 정신력까지 좋아져 자신감있게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그런 자신감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 내년 시즌에는 올 시즌보다 더 좋아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배영수는 이날 MVP 부상으로 2천만원 상당의 순금 트로피를 받았다.한편 신인왕 투표에서는 오재영이 53표를 획득해 올해 11승을 거둔 권오준(삼성·43표)을 제치고 올해 최고의 신인으로 뽑혔다. 이로써 오재영은 조용준(2002년), 이동학(지난해)에 이어 3년 연속 ‘현대 투수 신인왕’ 계보를 이었다.올해 10승을 올린 오재영은 권오준보다 승수가 적었지만 한국시리즈에서 인상적인 활약과 함께 팀의 ‘우승 프리미엄’으로 신인왕 기쁨을 누렸다.

개인 타이틀에서는 브룸바가 타격왕(타율 0.343)을 비롯해 출루율(0.468), 장타율(0.608) 1위 등 공격 3개 부문을 석권한 가운데 박경완이 홈런(34개), 이호준(이상 SK)은 타점(112타점), 이종범(기아)은 득점(100득점), 홍성흔(두산)이 최다안타(165개), 전준호(현대)가 도루(53개)상을 각각 받았다.투수 부문에서는 방어율(2.50), 탈삼진(162개) 각 1위의 박명환(두산)이 배영수와 나란히 2관왕이 됐고 임창용(삼성)이 최다 세이브(36세이브), 임경완(롯데)이 최다 홀드(22홀드), 용병투수 게리 레스(두산)와 다니엘 리오스(기아)가 배영수와 최다승 부문에서 공동 수상했다.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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