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권호 배꼽 잡는 해설 ‘금메달 기쁨 두 배’
심권호 배꼽 잡는 해설 ‘금메달 기쁨 두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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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4-09-03 09:00
  • 승인 2004.09.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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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0kg급 경기는 금메달을 획득한 정지현 뿐만 아니라 해설위원 심권호를 일약 ‘스타’ 덤에 올렸다.심권호는 재치 있는 말투와 진행솜씨로 박빙의 승부를 더욱 재미있고 실감나게 전달했다. 특히 경기 중 그가 내뱉은 한마디 한마디는 ‘심권호 어록’으로까지 불리며 심심찮은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이 순간을 위해서 우리가 얼마나 기다렸습니까.”(캐스터)“네. 5일 기다렸죠.”(심권호)결승전을 앞두고 캐스터가 던진 오프닝 멘트에 심권호는 “5일을 기다렸다”는 다소 어이없는 대답을 하며 폭소 신호탄을 쐈다.

경기시작 55초가 경과하면서 정지현이 나자리안의 손가락을 움켜쥐자 심권호의 기막힌 해설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정지현, 손가락은 심판에게 안 보이게끔 잡아야죠!”또 경기 중 나자리안의 코와 정지현의 머리가 부딪치자 심권호는 “나자리안의 저 큰 코가 터지고 있다”며 재치 있는 멘트를 날리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심권호는 자신이 직접 경기를 치르는 선수처럼 고함을 지르고 정지현에게 코치를 하는 등 열정적인 해설을 선보였다. 심권호는 정지현이 반칙을 시도하자 “조심해야죠. 들키면 안 됩니다. 들키면 안 됩니다. 심판 모르게 손가락을 잡아야 합니다”라고 이색 조언을 하는가 하면, 경기 막판 주춤한 모습을 보이자 “쟤 힘 빠졌어! 힘 다 빠졌어 ∼! 괜찮아, 지현아!”라고 흥분하는 등 시종 박진감 넘치는 해설을 선보였다.

이밖에도 그는 경기 내내 “아싸~” “아깝다. (점수를)먹을 수 있었는데…” 등 방송용어와는 거리가 먼 표현들을 거침없이 쏟아내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특히 경기가 정지현의 승리로 끝나자 심권호는 흥분한 나머지 괴성을 지르고는 “나자리안, 이제 은퇴죠”라는 표현으로 감격의 기쁨을 대신했다.그의 해설을 두고 일각에서는 ‘방송 부적합’이라며 비난의 목소리가 일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네티즌은 그리 싫지 않다는 반응이다. 옆집 아저씨처럼 편안한 중계가 경기 관전을 더욱 재미있게 만들었다는 것.

이날 심권호가 해설을 맡은 SBS TV의 시청률은 15%(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 13.9%(MBC), 9.2%(KBS)를 기록한 타 방송사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전국 점유율(65%)면에 있어서도 25%를 차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SBS 스포츠국의 한 관계자는 “심권호 해설위원의 가장 큰 장점은 솔직담백한 해설을 펼친다는 점”이라며 “역대 올림픽 경기에서 선전한 바 있는 선수출신답게 생동감있는 해설이 매력적이다. 지나치게 감정적일 때도 있지만 그만큼 열정적이고 솔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틀에 박혀있는 경직된 해설이 아닌 인간적이고 탄력 있는 해설을 펼치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열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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