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방명록 대신 행사장 한켠에 만들어 놓은 ‘나도 한마디’코너는 참석자들의 애교섞인 덕담들로 넘쳤다고 한다. 그리고 행사가 끝났을 때, 그 안에 무언가 통일된 이미지로서의 ‘박인상’이 들어있었다는 것이다.‘영원한 노동자’, ‘영원한 두목’, ‘노동의 총대빵’, ‘영원한 노동자의 버팀목’ 등이 그것이다.그 가운데 문집발간위원들의 눈길을 끈 것은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노무현 대통령이 쓴 ‘영원한 위원장’.문집발간위원회 한 관계자는 “당시 민주당의 대선후보였던 노 대통령이 ‘나도 한마디’ 코너에 썼던 ‘영원한 위원장’이 가장 박의원을 잘 표현한 문구라고 생각해 문집의 제목으로 결정하게 됐었다”며 “당시 노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대통령이 지어준 제목이라는 것을 강조할 수도 있는 등 ‘나름대로’ 쓸모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대선후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분당되고, 노 대통령이 민주당을 탈당하는 등 예상밖의 정치적 사건들로 인해 ‘영원한 위원장’이라는 이 문집의 제목은 빛도 보지 못한 채 사장될 위기에 처했다.한때나마 같은 정당에 적을 뒀던 노 대통령이지만, 결국 등을 돌려버린 상황인데다 현재 노무현 대통령과 명확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당내 분위기상 ‘문집 제목을 대통령이 지어줬다’고 홍보하기도 만만치 않았다는 것.하지만 끝내 문집의 제목은 ‘영원한 위원장’으로 결정됐다. 그 문구만큼 박의원과 ‘딱’ 어울리는 것이 없었다는 설명이다.하지만 발간된 문집의 표제이야기에는 노 대통령이 썼다는 글귀 이외에 여러명의 ‘필적’이 함께 들어갔고, 노 대통령의 서명은 반쯤 지워졌다. ‘어수선한 주변환경’을 감안한 ‘눈가림’인 것이다.이에 대해 문집발간위원회 관계자는 “사실 이름을 살짝 지우긴 했지만 누구나 알아볼 것”이라며 “다만 어수선한 주변상황을 감안, 그런 결정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종민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