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성북을 지역을 제외하고 승리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다. 나머지는 한나라당 출신 의원들이 당선된 지역구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여당의 5·31 참패에 따른 후폭풍이 계속될지 아니면 기사회생할지 판단할 수 있는 ‘징검다리 평가’ 성격이 짙다. 이에 여야는 지역구별로 대선 주자급 후광을 업은 후보나 중량감 있는 인사를 내보내려고 하고 있다. 그 중 눈에 띄는 지역이 민주당 조순형 전대표가 출마하는 성북을 지역구와 한나라당 강삼재 전총장이 출마의사를 밝히고 있는 마산갑 지역이다.
조순형,금의환향 ‘도전’
열린우리당 신계륜 전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보궐선거가 실시되는 성북을 지역구는 조 전대표에겐 25년만의 귀향이다. 1981년 11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곳이기 때문이다. 여당색이 강한 성북을은 호남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호남표심의 결집여부에 따라 조 전대표의 당선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5선의 전 민주당 대표라는 중량감에 구 민주당 지역구라는 측면에서 재보선 4곳 중 가장 치열한 경합을 보일 전망이다.
이미 조 전대표는 지난 7일 보궐선거 예비등록을 마친 상황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을 이끌었던 조 전대표는 이날 “지난 17대 총선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민주당 대표직을 사퇴하고 그동안 정치일선에서 물러나 있었다”며 “이제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는데 미력이나마 보태고자 나서기로 결심했다”고 출마의 변도 밝힌 상황이다.2년 만에 돌아온 조 전대표와 일전을 치를 상대는 열린우리당에서는 신 전의원의 부인인 김유미씨 출마가 검토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최수영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이 출마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YS심복…강삼재 ‘귀환’
5선의 한나라당 강삼재 전총장도 마산갑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다. 마산갑은 금품살포 혐의로 기소된 김정부 전의원의 부인이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판결받자 김 전의원도 의원직을 자동 상실하게 돼 재선거를 치른다. 강 전총장은 안풍 사건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게 되자 17대 선거에 불출마 선언했다. 이후 후배에게 물려준 지역구를 재차 빼앗는 것에 강 전총장은 상당한 부담감을 갖고 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측근들은 강 전총장의 출마를 당연시 하고 있는 분위기다.
마산갑의 지역특성상 한나라당은 본선보다 경선이 더 치열한 지역이다. 게다가 강 전총장이 YS심복에 구 정치인으로 여겨져 당내 반발도 일 전망이다.현재 호서대 박정근 교수가 한나라당 예비후보 등록를 진작에 마친 상황이다. 여기에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의 특보 오승제씨, 김영길 전MBC기자, 김호일 전의원, 이재희 전도의원 등 5~6명이 출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주목되는 대목은 강 전총장의 출마배경이다.
출마여부를 두고 망설여 오던 강전총장은 강재섭 전원내대표의 강력한 출마권유를 받고 결심을 굳혔다는 후문이다.열린우리당 후보로는 17대 총선에 출마했던 하귀남 변호사와 씨름 천하장사 출신 이만기 인제대 교수 등이 출마자 명단에 올라 있다.
송파갑,민주당-고건연대 성사여부 주목
한편 거물급 후보들은 아니지만 대선 후보들의 후광을 업고 대리전 양상을 보일 송파갑도 눈여겨 볼 지역이다.송파갑은 한나라당 맹형규 전의원이 서울시장 후보 출마를 위해 사퇴한 지역이다. 일단 한나라당 후보간에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전망된다. 이회창 전 총재 특보출신이자 현재도 ‘입’ 역할을 하며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이흥주 전특보가 눈에 띈다. 또한 이원창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과 주진우 전의원이 가세할 태세이다.
여기에 나경원 의원과 이계경, 박찬숙 의원 등 여성비례대표 의원들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에서는 김영술 전 사무부총장과 조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관전 포인트는 민주당 전대변인을 맡았고 4번씩이나 송파구청장을 역임한 김성순 전의원의 행보다.현재 김 전의원은 민주당 간판으로 출마하기보다 고건 신당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김 전의원 측근들에 따르면 고건 전총리와 김 전의원은 서울 시장과 송파구청장 및 서울시 공무원을 지내며 맺은 연으로 현재까지 서울시 공무원간 정기적 모임을 통해 친분을 과시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이럴 경우 고건에게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민주당은 송파갑에 후보를 내지 않고 연합 공천 형식으로 김 전의원을 추대할 공산도 높다는 관측이다.
정가에서는 송파갑 지역구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는 이회창 전총재와 고건 전총리의 대리전 양상으로 흐를 수도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부천 소사의 경우는 김문수 전의원이 경기도지사 당선으로 사퇴해 치러지는 보궐선거지역이다.
부천소사, 청와대-경기도 ‘입’ 대결
이 지역은 열린우리당 김만수 전 청와대 대변인이 진작부터 표밭을 갈고 있다. 하지만 김 당선자가 지역구 관리 및 조직 관리를 워낙 잘했다는 평을 받고 있어 한나라당 후보가 무난히 당선될 것이란 게 지역정가의 관측이다. 한나라당 후보로는 김 당선자 측근인 노용수씨로부터 김부회 전 경기도 의원, 차명진 전 경기도 공보수석 등 3~4명이 거론되고 있다.한편 차 전수석은 김 당선자의 경기도 인수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어 도내에서는 유력한 후보로 지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청와대 입 역할을 하던 김 전대변인과 경기도 입을 책임졌던 차 전수석간 대결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 대권주자 출마 ‘설왕설래’이명박-정동영-손학규 ‘출마설’…“말도 안되는 소리” 일축
7·26 재·보궐선거가 다가오면서 대선 주자급 원외인사들이 때 아닌 출마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원외의 설움과 언론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원내 진입을 측근들이 종용하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의장이 송파에 출마할 것이라는 얘기가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다. 의장직 사퇴를 통해 백의종군한 정 전의장이 송파에 출마해 국민들로부터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 의장측은 ‘말도 안된다’는 반응이다.
이명박 서울시장과 손학규 경기도 지사도 같은 이유로 출마설에 휩싸이고 있다. 한때 이 시장이 사석에서 ‘정동영 의장이 출마하는 지역에 나도 출마한다’는 말이 정치권에 회자되기도 했다. 물론 이 시장측에서는 사석에서 뿐만 아니라 공석에서도 이 같은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손 지사의 경우 부천 소사에 나설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손 지사측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가에서는 손 지사측에서 ‘여론 떠보기용’으로 흘린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돌았다.한편 김근태 비대위 체제가 들어서면서 친분이 깊은 강금실 전법무부장관이 송파에 출마할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또 민주당 박주선 전의원도 재·보궐선거 출마설에 휩싸였다.
그러나 측근들은 재보선보다 당 대표에 더 마음을 두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이렇듯 7·26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대선주자들뿐만 아니라 서울시장 선거에서 낙방한 인사들까지 출마설이 나도는 것에 일각에서는 ‘정치가 너무 가벼워졌다는 반증’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홍준철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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