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전총리의 행보가 바빠지고 있다. 2007년 대선후보 선호도에서 이명박, 박근혜에 이어 3위로 밀리면서 초조함도 엿보인다. 당장 희망연대 출범이 8월말로 연기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도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자금과 인맥 그리고 비전이 없는 3무(無)라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고 전총리가 어떻게 조직을 유지하는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신당 창당을 준비하는 고 전총리의 돈줄이 누구냐는 얘기다. 고 전총리의 돈줄을 찾아봤다.
고 전총리와 관련된 조직은 19개에 이른다. 출범을 앞둔 희망연대를 비롯해 미래와 경제, 우민산우회 등 측근 조직을 비롯해 자발적 조직도 상당수다. 자발적 조직으로는 동숭포럼, 초당회, 보름회, 상록회 고청련, 우민회, GK People 등 헤아리기도 힘들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세간에서는 고 전총리가 이런 조직을 유지하는 힘이 무엇인가에 대해 궁금증을 품고 있다.
미래와 경제 회원 후원금 ‘상당’
고건 전총리의 재산은 2003년 재산공개에서 35억6,500만원, 정몽준, 이명박에 이어 3번째로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고 전총리는 조직 유지관련 사비는 전혀 쓰지 않고 있다는 것이 측근들의 전언이다. 기본적으로 고 전총리의 개인사무실(여전도 회관)과 미래와 경제 사무실 그리고 앞으로 종로구에 마련할 희망연대 사무실은 자체 회원들의 회비로 충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본 사무실 경비와 활동비는 미래와 경제 회원들이 담당하고 있다. 주로 김상하 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신수연 전여성경제인협회 회장, 김영환 선인터내셔널 대표, 우중구 대표 등 경제인들이 상당한 후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임영환 엠씨스퀘어 사장, 티엔씨코리아 머신 대표, 현명관 전삼성물산 회장, MMC테크놀러지 대표 등도 보이지 않게 재정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월 200만~300만원 정도의 회비를 통해 기본 사무실 유지비와 최소 인건비를 충당하고 있다는 얘기다.
영남출신 A씨 주목
하지만 신당창당을 고려하고 있는 고건 측근들 사이에서는 자금 확보에 대한 대비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오죽하면 측근들 사이에 자금, 인맥, 비전이 없이 3무에 시달린다는 말이 나오고 있겠는가. 그나마 수도권과 호남지역에서는 고 전총리에 대한 지지도가 높아서 후원금이 적잖게 들어온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연고가 없는 영남지역에서 활동하는 자원봉사자들에겐 요원한 얘기다. 이에 큰나라연대 대표이자 렛츠고(고건 전총리 미니홈피) 회원인 A씨가 유력한 지원자로 알려지고 있다. 공군 중령출신인 그는 처삼촌이 부산 토착기업인 D제강 사장과 친인척 관계다. D제강 사장은 오거돈 전해수부장관 인척관계로 부산정가에서는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그는 수시로 고 전총리와 만나면서 친분을 쌓고 있다. 주변에선 고재방 광주대 교수, 김용정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김덕봉 공보수석과 더불어 측근 4인방으로 분류되고 있을 정도다. 호남출신들이 고 전총리 진영에 다수 포진한 가운데 A씨가 영남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총애를 받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A씨는 고건 캠프의 자금지원설에 대해 펄쩍 뛰었다. 미래와 경제 등 공식적인 조직 운영은 자발적 후원금에 의해서 운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고건측, ‘자발적 후원금이 전부’
그는 “사실 미래와 경제 회원들의 후원금이 들어오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대부분 일반인들의 소액다수 후원으로 근근히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미래와 경제나 출범할 희망연대를 제외한 외곽자생단체는 자원봉사자 개념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 전총리의 핵심측근도 돈에 대한 질문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고건 진영의 한 인사는 “사실 미래와 경제나 여전도 사무실에 근무하는 사람들 모두 무급제”라며 “발렌티어(자원봉사자) 개념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나나 김덕봉 수석도 돈을 받지 않고 일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다수의 고 전총리관련 조직들은 자생조직으로 자급자족을 할뿐이라며 고 전총리는 재정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그는 “지방에서 찾아온 자원봉사자들의 식사나 밥값도 스스로 해결해 원성을 사기도 한다”며 “사실 아직은 고 전총리는 크게 돈을 필요로 하는 시기도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 역시 사무실 유지비는 미래와 경제 회원들의 회비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선 부인하지 않았다. 한편 오는 28일 출범, 종로구에 사무실을 낼 희망연대는 사실상 고건 전총리의 대선캠프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고 전총리 관계자는 “희망연대 사무실이나 인력도 참여회원들의 회비로 유지될 것”이라며 “고 전총리는 돈에 대해서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사면 앞둔 신계륜 전의원 盧 ‘외부선장론’에 ‘침묵’
노무현 대통령의 외부선장론 발언이후 여당내에서는 제3후보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주 대상으로는 고건 전총리를 비롯해 정운찬 서울대 전총장, 박원순 아름다운 재단 대표 등이 거론됐다. 하지만 범여권 통합론에 앞장서 온 신계륜 전의원도 대통령의 ‘외부선장론’에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대통령의 복심으로 알려진 신 전의원은 “대통령께서 어떤 뜻으로 했는지 잘 모르겠다”며 할 말없다는 의외의 반응을 보였다. 평소 지론인 ‘범여권 통합’에 고 전총리를 염두에 뒀던 모습과 판이한 반응을 보였다. 또 그는 최근 친고건 인사인 안영근 의원과의 만남에 대해서도 “몇 달 전에 만났을 뿐”이라며 “이렇다할 말을 안했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자신의 지역구인 성북을에서 조순형 후보가 당선된데 대해서는 할 말이 많았다. 신 전의원은 “조순형 후보가 당선된 것은 잘된 일이다”라며 “한나라당 후보가 된 것보다는 낫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또 그는 조 후보의 승리요인으로 “반한나라당 세력이 조 후보를 지지한 것이 주효했다”며 “조 후보가 좋았다기보다 최수영 후보에 대한 반감이 컸다는 반증이다”라고 해석했다. 신 전의원은 조 의원에 대한 비판도 숨기질 않았다. 그는 “조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탄핵의 정당성을 확보했다는 발언은 오버센스”라고 지적했다. 특히 조 후보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통합에 일정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정말로 조 의원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그럴 능력이 되는지도 의심스럽다"고 펌훼했다.
홍준철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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