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창업] 불황기 창업전략 전문화를 통한 틈새사업
[대박창업] 불황기 창업전략 전문화를 통한 틈새사업
  •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 입력 2019-10-25 13:35
  • 승인 2019.10.25 17:46
  • 호수 1330
  • 4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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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미역국전문점, 전문화로 틈새시장 개척
[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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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가 줄어드는 디플레이션 시대를 헤쳐나가는 전략 중에 하나는 전문화다. 가격파괴가 저렴한 가격을 통해 꽉 닫힌 지갑을 여는 전략이라면 전문화는 최고의 품질로 고객을 만족시키는 방법이다. 전문화의 이점은 다양하다. 프리미엄급 품질로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어서 재구매가 일어나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 전문적인 것은 가격을 더 받을 수 있어 프리미엄 혜택이 따른다. 전문화는 콘텐츠를 강하게 하므로 콘텐츠경제에서 전문화만큼 좋은 콘텐츠 구축은 없다.

전문성를 쌓는 데는 보통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만, 이를 강화하는 또다른 방법중 하나는 분야를 좁히는 것이다. 모든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기는 힘들지만 영역을 좁히면 관리 범위가 좁아져 전문화에 유리하다. 특히 약자에게는 이 방법이 좋다. 상품 범위를 좁히면 새로운 영역을 찾아내기 쉬워 남들이 모르는 틈새 영역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식업에서도 마찬가지다 .경쟁이 치열한 외식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좋은 방법이 전문화이다. 일명 카테고리 킬러 음식점이다. 카테고리를 좁히고 해당 카테고리 안에서 다양화를 꾀한다면 상대적으로 쉽게 창업 스타덤에 오를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미역국 전문점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미역국 전문점이 나오리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아침 밥상에서 만날 법한 음식이었던 미역국을 1만 원 나아가 2만 원대에 판매하는 데도 인기다.

프리미엄 미역국 전문점 브랜드 증가 추세 

부산에서 출발한 오복미역은 조용히 성장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부산 남천동에서 1호점을 시작한 후 가맹점 모집을 시작한 것은 2016년 2월부터인데 2018년 현재 57개의 가맹점을 확보하고 있다. 2018년에 18개, 2017년에 32개, 2016년에 14개가 개설됐다.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가맹점 평균매출액은 연간 6억 원대이며 4억 원대에서 9억 원대까지의 매출 분포를 보인다.

오복미역은 미역국을 다양화했다. 가자미 미역국, 전복 가자미 미역국, 전복조개 미역국 등이 있고 가격은 1만원에서 2만 원대 사이다. 미역국에 들어가는 재료를 활용한 일품요리인 전복구이 불고기 등 객단가를 높이는 사이드 메뉴도 있다. 메뉴의 가격이나 구성은 비즈니스 레스토랑 수준이다.

김영란법 시행 이후 합리적인 가격에 전문음식을 접대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데 미역국은 과하지도 싸지도 않은 메뉴로 자리 잡았다. 나이든 사람에게는 향수를, 젊은층에게는 엄마의 따뜻함과 정성을 느끼게 한다.

2019년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오복미역은 가맹비가 1000만 원대고 교육비 500만 원, 기타 인테리어비 주방집기비 포함, 점포 구입비를 뺀 개설자금만 1억7000만 원대로 나왔다. 기준 면적이 132㎡(약 40평)라는 걸 감안하면 여타 외식 프랜차이즈에 비해서 상당히 높은 투자비가 요구된다. 그런데도 짧은 기간에 이 정도로 점포수가 확장된 것은 점포당 매출이 높기 때문이다.

오복미역(58개) 외에도 보돌미역(31개), 청담미역(11개), 호호미역(7개), 다복미역(3개), 풍정미역(2개) 등의 브랜드도 다양해지고 있다. 경기도 파주에서 사업을 시작한 보돌미역도 2018년도 자료를 보면 연간 매출액이 6억 원에서 7억 원대에 이를 정도로 높다. 보돌미역은 99㎡(약 30평) 에 가맹비 1000만 원과 교육비 500만 원을 포함, 점포 구입비를 제외하고 1억3000만 원대의 개설비가 든다. 역시 투자비가 비싼 편이다.

소비주기를 감안한 고가격 전략

미역국이 1만 원을 넘어 심지어 2만 원대라면 싸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미역국의 소비 회전과 관련한 가격 전략이 숨어 있다. 미역국은 자주 먹는 음식이 아닌 만큼 고급화를 통해 객단가를 높일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만일 미역국을 가격 파괴해서 팔게 되면 사이드 메뉴를 다양하게 개발해야 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미역국의 전문성이 줄어들었을 것이다.

당연히 최고의 품질을 기대하기도 어려워 가정에서 끓이는 것과 별만 차이가 없는 미역국을 판매하게 돼 고객 만족도가 낮아졌을 것이다. 전문점은 그 아이템의 최고 품질을 보장해야만 지속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고 브랜드 파워를 유지할 수 있다. 다만, 너무 비싼 가격은 소비자 층을 좁히고 매장을 자주 방문할 수 없게 만든다. 따라서 진입 가격이 낮은 대중적 상품 하나 정도는 추가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가격 수준에서는 최적의 입지가 오피스가이다. 오피스가와 주택가 혼재 지구가 유리하며 인근에 연봉이 높은 좋은 직장들이 많거나 배후에 중산층 주거지가 많은 곳이 유리하다. 2만 원대 식사를 대중적으로 즐길 수 있는 계층은 중산층 이상이므로 상권내 유동인구와 배후 세대들의 소득 수준을 감안해야 한다.

오복미역의 경우 서울 교대, 잠실, 여의도, 송파, 판교, 인천 송도 등 중산층 오피스 밀집지에 집중적으로 출점해 있다. 지방 매장도 창원 상남, 광주 수완 등 좋은 상권에 입점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돌미역은 서울보다는 경기 지역에 많이 출점해 있다. 수원 영통, 인천 송도, 분당 서현,위례 등 오피스가와 주거지가 혼합된 상권에 점포가 많다. 청담미역도 출점 상권은 비슷하다.

프리미엄 미역국 전문점은 가격이 비싼 대신 한상 차림으로 음식을 제공한다. 객단가가 높기 때문에 중산층 이상 직장인과 가족단위 고객들이 주 고객층이다. 연봉 수준이 높은 젊은 싱글족들에게도 생일 식사 등으로 인기다. 객단가에 맞게 깔끔하고 정갈한 인테리어 및 청결, 품질, 서비스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객단가에 맞는 상권을 찾아서 입점해야 한다. 최근에 경쟁 브랜드가 늘어나는 추세라 이는 주의해야 할 점이다. 매일 미역국을 먹을 수는 없으므로 같은 동네에 경쟁점이 늘어나면 매출이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 개설 비용이 타 음식점 대비 높은 편이므로 이를 감안해 반짝 유행업종이 아니라 평생 사업이라는 생각으로 도전하는 게 좋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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