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호 회장은 지난 88년 총수 자리에 오른 직후 종합유통에 뛰어든 데 이어 주택건설, 전자, 기계, 금융, 레저 등으로 사업 영역을 급속히 넓혀갔다. 그러나 외형과는 달리 속은 부실로 곪아들어 갔다.결정적 원인은 맥주사업 진출과 실패.맥주 사업은 대규모 초기 투자가 필요하다보니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이를 견디지 못해 97년 화의신청을 한 것이다. ‘국내 화의기업 1호’라는 불명예를 안고도 진로는 마년 1,000억여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그러나 이자가 부담이 돼 흑자를 내지 못했다.그
러는 사이 채권들을 긁어모아 최대 채권자가 된 골드만삭스의 등장으로 진로는 새 운명을 맞았다. 문제는 골드만삭스가 외국계 기관으로서 진로에 혹독한 시장원리를 적용시켰다는 것. 그 결과가 법정관리다.장진호 회장은 진로의 회생으로 재기를 노려왔으나 이번 법정관리 개시로 그간의 노력이 모두 허사가 될 판이다. 장 회장은 그룹 부도 이후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으나 배후에서 지로의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진로의 외자유치 노력도 사실은 장 회장이 막후에서 조종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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