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 설계오류로 150억 더 든다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 설계오류로 150억 더 든다
  • 이지현 기자
  • 입력 2019-10-11 16:05
  • 승인 2019.10.11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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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설계 오류로 공사비 150억원 증가
완공시점, 올연말서 내년 연말로 연기

[일요서울ㅣ이지현 기자] 남산 예장자락의 원형을 회복시켜 도심공원으로 조성하는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이 설계 오류로 차질을 빚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공사기간이 1년 연장되면서 공사비가 150억원 더 들게 됐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은 조선시대 군사들의 무예훈련장(예장)이 있던 곳으로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옛 모습을 잃었다. 이곳에는 일제강점기 조선 침략 교두보인 통감부와 통감관저가 설치되고 일본인 집단거류지가 조성됐다. 광복 후에는 국가안전기획부 등 공공기관이 들어서면서 시민이 접근하기 어려운 억압·폐쇄·권위의 공간이 됐다.

이곳을 복원하기 위해 서울시는 2016년부터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을 추진했다. 예장자락에 시민공원(1만6373㎡)과 주변 주차난 해소를 위한 지하 주차장(1만6992㎡, 관광버스 39면 장애인 2면)을 조성하는 사업이었다. 진입광장, 경관광장, 샛자락 쉼터, '나무의 길', 근대사 건물 재현 공간 등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시는 2016년 이곳에 있던 TBS교통방송과 남산 제2청사 건물을 철거하는 등 사업 의지를 드러냈다. 시는 올 연말께 완공하겠다는 목표까지 제시했다.

사업이 잘 진행되는 듯했지만 설계 오류가 발목을 잡았다. 시는 2017년 8월31일 공사계약을 체결하고 착공했지만 곧 설계오류가 드러난 것이다. 측량 오류, 우수관 재설계, 가시설 누락, 작업하중 누락, 리모델링 추가 설계 등 심각한 문제가 지적됐고 같은해 10월부터 보완설계가 이뤄졌다.

보완설계는 약 1년만인 지난해 9월에야 끝났다. 공사가 지연되면서 이제야 주차장 구조물 공사 등이 진행되고 있다. 올 연말 완공은 불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시는 완공예상시점을 올 연말에서 내년 연말로 12개월 늦추겠다고 밝혔다. 시는 "2017년 8월 착공 후 현황측량 미실시, 설계누락(소방재난본부 리모델링 등), 설계오류(교통방송 지하구조물 추가 발견 등)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공사 진행이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공사기간이 1년 길어지면서 공사비 역시 급증할 전망이다. 시는 보완설계와 설계변경에 따라 공사비가 344억원에서 490억원으로 150억원 가까이 늘어나게 됐다고 밝혔다.

증액부분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소방재난본부 리모델링 공사비 중 지상주차장 단차 조정, 기존 건물 지하 철거, 절단부 외벽공사 등이 누락된 채 발주돼 40억원이 더 들게 됐다.

이 밖에 공기연장에 따른 감리비 증가로 18억원, 우수관로 용량 변경에 13억원, 본구조물 작업하중 오류 반영에 13억원, 교통처리 비용 누락으로 9억원, 흙막이 가시설 공사(교량, 본구조물 등) 누락으로 8억원, 교통방송 지하공간 철거·채움비용 누락으로 7억원, 남산1호터널 연결 지하차도 철거공사비 누락으로 5억원이 더 들게 됐다.

시는 애초부터 무리한 계획이었다고 자성했다.

시는 사업계획 변경 검토 보고서에서 "당초 설계시 세부적인 공기산정을 기초로 공사기간을 산정해야 했지만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 등과 연계해 공정 계획이 수립됐다"며 "준공기한을 정한 후 공정계획을 수립하고 동시에 시행할 수 없는 공정을 동시 시행으로 작성하는 등 무리한 공정계획을 수립했다"고 분석했다.

이지현 기자 jhyi1193@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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