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운동은 출세의 지름길?
학생운동은 출세의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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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4-05-13 09:00
  • 승인 2004.05.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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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이란 대학생이 있었다. 그는 경찰의 수배망을 피해 다니던 선배 박종운을 자신의 하숙방에 하룻밤 숨겨 주었다. 그리고 87년 1월 13일, 박종운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던 경찰은 대신 박종철을 잡아다가 물고문으로 족쳤으며, 그는 끝내 “책상을 ‘탁’하고 치자 ‘억’하고” 죽었다.그 박종운은 살아남아 2004년 한나라당 후보로 총선에 출마했으며, 87년 박종철 사망 당시 안기부 대공수사국 수사 2단장으로 박종철 사망 사건을 축소 은폐시키려 했던 의혹을 받던 정형근 후보와 ‘정치적 동지’가 되었다. 정치는 살아움직이는 동물이라고 했던가.

김문수 의원은 좌우명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자”이다. 그래서 민청학련 사건으로 제적되었고, 노동운동에 헌신하다가 지금은 한나라당에서 국가보안법에 반대하는 유일한 운동권 출신 의원이 되었다. 이부영 의원은 해직 기자 출신으로서 이 당 저 당을 왔다 갔다하며 결국 낙선하고 말았다.이재오 의원은 전민련 조통특위장을 하며 민중당 사무총장까지 했지만 한나라당 안에서 가장 적극적인 보수의 대변자가 되었다. 그의 가훈은 “가난하더라도 정의롭게 살자”이다.

김민석은 전학련 의장을 지내고 김대중 당에서 15, 16대 의원을 지내고, 지난 2002년에는 서울시장 후보로도 뽑혔다. 그러나 낙선하고, 당시 민주당 대권 후보 노무현이 흔들리자 평소의 소신과는 정반대로 정몽준의 <국민통합 21>로 입당했다. 아무런 명분이 없는 ‘철새 정치인’으로 전락한 것이다. 학생운동은 왜 했는가? 학생운동 지도부를 믿고 자신의 온 몸을 불살랐던 수많은 이름없는 학생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할까? 역사가 대답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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