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철씨, 검찰조사중 자해소동
현철씨, 검찰조사중 자해소동
  • 이인철 
  • 입력 2004-09-21 09:00
  • 승인 2004.09.2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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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그룹 조동만 전회장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김영삼 전대통령의 차남 현철씨가 지난 10일 검찰의 조사를 받던 도중 자해소동을 벌였다. 검찰에 따르면 현철씨는 10일 밤 11시20분경 서울중앙지검 청사 10층 특수1부 검사실에서 조사를 받던 중 책상 위에 있던 송곳을 집어 복도로 뛰어나가면서 자신의 배를 4~5차례 찔렀던 것으로 전해졌다.수사관들이 곧바로 제지한 뒤 인근 강남성모병원으로 옮겨 응급치료를 받은 현철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현철씨의 자해소동에 무척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현철씨가 자해소동을 벌인 배경에 관심이 일고 있다.

거짓말이 들통나서?현재까지 현철씨가 자해를 하게 된 배경은 그 동안 부인하던 ‘양도각서’를 쓴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철씨는 검찰조사에서 조 전부회장으로부터 받은 20억원은 9495년 조 전부회장에게 맡긴 대선잔여금 및 당선축하금 잔여금 70억원에 대한 이자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그러나 검찰은 지난 97년 비자금 수사당시 현철씨가 ‘70억원에 대한 권리를 포기한다’는 내용의 ‘재산권 양도각서’를 검찰에 제출해 이자에 대한 권리를 상실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하지만 현철씨는 검찰의 주장에 포기각서를 쓴 적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검찰은 과거수사기록을 통해 관련 각서를 발견했다. 이에 현철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배경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심리적 압박감?갑작스런 검찰 조사에 따른 당혹감과 심리적 압박감 때문이라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한때 ‘소통령’으로 불리며 정치권에 큰 영향력과 많은 인맥을 자랑했던 현철씨는 97년 한보사태의 ‘몸통’으로 불리며 청문회까지 등장 구속되는 아픔을 맛보았다. 또 17대 총선에 도전해 정치적 재기를 노렸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했다. 좌절감이 채 가시기 전에 터진 이번 검찰조사가 상당한 심적 압박감을 가져왔을 것이란 해석이다. 특히 절친한 관계로 알려진 조 전회장이 자신에게 정치자금을 줬다고 진술한데 대해 현철씨가 상당한 배신감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같은 좌절감과 배신감이 극단적 행동으로 이어진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7년 전에 이어 다시 차남 현철씨의 구속을 지켜보고 있는 김 전대통령 측은 아직까지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이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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