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장관 연기금 승부수 대권 고지 위해 넘어야 할 ‘산’ 있다
김근태장관 연기금 승부수 대권 고지 위해 넘어야 할 ‘산’ 있다
  •  
  • 입력 2004-11-29 09:00
  • 승인 2004.11.29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은인자중하던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드디어 칼을 빼들었다. 김 장관은 19일 국민연금 등을 동원해 경기를 촉진시키겠다는 여권의 이른바 ‘한국판 뉴딜정책’에 반기를 들고 나왔다. 김 장관의 반기는 ‘김근태 쇼크’라는 폭풍으로 돌변, 여권 수뇌부는 물론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는 형국이다.특히 김 장관이 여권내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라는 사실 때문에 정치권은 그의 반기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김 장관과 그 측근들은 주무장관으로서 “정책적 판단을 한 것”이라며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대권주자 입지 강화’ 등 정치적 노림수 의혹을 일축하고 있다.하지만 정치권 관계자들은 김 장관의 폭탄 발언 배경에는 특유의 ‘소신 정치’ 외에 또다른 정치적 의도가 담겨 있을 것이란 의혹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김 장관이 제동을 건 사안이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핵심 국책사업이란 점은 이러한 의혹을 부추기기에 충분하다. 김 장관의 행보가 자칫 노 대통령에게 정면도전하는 모양새로 비쳐질 수도 있고, 여권의 핵심 국책사업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이와관련, 정가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자기의 발언이나 정책적 판단에 따른 파장을 충분히 예상하고 있는 김 장관이 정부의 핵심정책에 반기를 든 배경에는 또다른 정치적 의도가 담겨 있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그 의도에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 강화 및 차기 대권구상이 맞물려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이 관계자의 주장처럼 실제로 김 장관측은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대중적 지지도를 만회하기 위해 노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내 차기주자들과의 차별화 전략을 물밑 구상해 왔다.

김 장관의 당내 지지모임인 국민정치연구회가 11월 초 문학진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선임했고, 든든한 후원조직인 한반도재단도 최근 문용식 나우콤 대표를 사무총장으로 영입하는 등 본격적인 ‘세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은 이러한 차별화 전략을 뒷받침하고 있다.차기주자로서 갈수록 입지가 약화되고 있는 정치현실도 김 장관에게 ‘올인’ 승부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당내 재야파 후배인 이해찬 총리가 차기주자로 급부상하면서 김 장관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을 것이란 해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색깔과 코드가 비슷한 이 총리의 차기주자 부상은 곧 자신의 입지 약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전 김 장관과 그 측근들이 김 장관의 향후 거취를 놓고 난상토론을 벌였다는 소문이 무성히 나돌았던 것도 김 장관의 약화된 정치입지와 무관치 않다.

김 장관 측근들의 난상토론 중심에는 ‘전당대회 올인론’과 ‘장관직무 충실론’이 자리잡고 있었다. ‘전대 올인론’의 골자는 내년 3월로 예정된 열린우리당 전당대회때 올인 승부수를 던져 당을 실질적으로 장악해 4월 재보선을 진두지휘하는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반해 ‘장관직무 충실론’은 입각한 이상 대중적 이미지 제고 및 안정적 국정운영이 가능한 정치인으로서의 위상정립 등 뭔가 성과물을 얻어내야 한다는 주장을 골자로 하고 있다. 따라서 김 장관이 최근 정부정책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것은 연기금 정책에 대한 주무장관으로서 제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소신발언을 통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자신의 선명성을 부각시키려는 대목도 포함된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민연금기금에 차질이 올 경우 안을 정치적 부담에 대한 우려도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성>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