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계륜 전의원과 안희정씨가 정치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들의 잰 걸음은 8·15 광복절 특별 사면·복권조치를 전후에 시작됐다. 정치권 인사들과 접촉면을 넓히고 있으며, 여권 일각에선 청와대 입성설도 무성하다. 하지만 이들의 움직임에 대한 정치권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은 게 사실이다. 특별한 직책도 직함도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들이 머무르는 발치엔 언제나 각별한 관심이 쏠린다. 노무현 정권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386 세대의 ‘맏형’, 또 노무현 대통령의 386 참모 중 ‘왼팔’로 통하는 만큼, 이들의 동선은 노 대통령이 진두지휘하는 정계재편의 구상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추측 때문이다.
그래서 일까. 이들은 정치권 인사들과의 물밑 접촉을 통해 향후 정계개편 방향 등 정치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며 자신들의 구상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음에도 언제나 비공식 일정뿐이다.
‘386’ 인사들과 모임 잦아
최근, 신 전의원과 안씨는 지난 8월 26, 27일 이틀 간 전대협 출신 의원들과 남해의 한 섬으로 바다낚시를 갈 계획을 세웠다고 전해진다. 운동권 출신 젊은 의원들의 ‘맏형’인 신 전의원이 ‘1박2일 여행’을 제안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낚시 여행은 불발로 그쳤다고 한다. 다른 일정과 겹친다는 이유로 불참을 전해온 의원들이 많아서다. 물론, “연락이 오지 않았다”는 의원도 있었다.
비록, 무위에 그쳤으나 신 전의원과 안씨가 보폭을 넓히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신 전의원의 경우 지난 달 우리당 원외 386인사들과 만찬을 함께 했고, 이달 중에는 현역 초·재선 의원들과도 접촉할 계획이다. 지난 2일에는 자신의 팬클럽인 ‘신계륜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신사)’이 올림픽 공원에서 주최하는 정기행사에도 참석했다.
안씨의 경우도 오랜 칩거를 털고 기지개를 켜고 있다. 7월 초엔 우리당 의정연구센터 소속 의원들과 독일과 프랑스 등을 방문, 선진국의 당원제도와 대선경선 방안 등을 관찰하고 돌아왔다. 이후 여권 386 인사들과 향후 정계개편 방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8월25일에는 386 의원들과 함께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의 정년퇴임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외부 선장’과 물밑 접촉?
이들이 이러한 정치권 인사들과의 접촉면을 넓혀가는 데 대해 다양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궁극엔 노 대통령이 주도하는 향후 정계개편을 위한 역할 분담으로 모아지고 있다. 이러한 전망엔 구체적으로 범여권 통합론 및 대통령의 퇴임 이후 구상과 관련, 중책을 맡을 것이라는 데서 출발한다.
이들의 활동 방향 역시 참여정부의 탄생 동력이라 할 수 있는 제세력 규합이라는 관측이 많다. 친노세력 정비, 외연확대가 그것이다. 고건 전국무총리, 이명박 전서울시장의 이름이 이들의 정치재개 시점과 맞물려 여권과의 전략적 얼개설에 등장한 대목도 짚어볼 대목이다.
때문에 청와대가 조만간 구성할 정무특보단에 신 전의원과 안씨가 포함될 것이란 얘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여당 내에서조차 두 사람의 향후 행보에 대해 ‘우려’를 드러내는 인사들도 상당수다. 사면·복권과 동시에 정치전면에 나서는 모양새가 결국엔 당과 청와대에 모두 부담을 안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러한 시각을 의식한 듯 신 전의원과 안씨 주변에선 이들의 적극적인 정치재개 해석에 대해 ‘손사래’를 치고 있다.
이금미 nicky@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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