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한 톨의 찌꺼기 없이 모든 것은 다 털어놓겠다”는 묘한 여운만을 남겼다. 이런 김씨가 서서히 숨겨둔 비화들을 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8월. 김씨는 <시사저널>을 통해 자신이 옥중에서 써왔던 수기를 연재했다. 당시 수기에는 그동안 감춰져 왔던 과거사가 상당부분 포함돼 있었다. 그는 특히 인천뉴송도호텔 사건과 77년 신민당 전당대회 각목사건 등은 비교적 상세하게 털어놓았다. 그러나 이때도 그는 “나중에 하자”면서 연재를 중지했다. 김씨 자신이 폭로한 박모 전 부장검사의 사주 사실도 마찬가지다. 김씨는 얼마전 열린 뉴송도호텔 사건과 관련한 재판에서 “내게 살해를 사주한 박모 전 부장검사와 나눈 대화 녹취록과 혈서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은 공개할 때가 아니다”면서 한발 빼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그런 그에게 다시 심경 변화가 찾아온 것일까. 김씨는 최근 또다시 언론에 등장하는 횟수가 늘고 있다. 그는 지난 9일 SBS TV ‘정진영의 그것이 알고 싶다’ 코너의 ‘나는 하수인이었다-김태촌의 고백, 그 진실은?’에 출연해 입을 열었다. 김씨의 주변에서는 현재 김씨의 심경 변화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인천지법에 “보호감호를 취소해달라”면서 제기한 소송이 법원에 의해 기각되면서 심경 변화가 왔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당시 김씨는 “보호감호 처분의 근거가 된 옛 사회보호법 조항이 위헌 판결이 난 만큼 사회보호법을 근거로 한 ‘보호감호 7년’은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보호감호처분의 판단기준이 되는 재범 위험성이 있는 만큼 소송을 기각한다고 밝혔다. 바로 이 부분이 김씨의 심경 변화를 일으키는데 주효했다는 것이다.
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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