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재경부장관 겸 경제부총리가 영화계의 최대 이슈인 스크린쿼터제에 대해 ‘제도폐지’ 의사를 강력히 피력해 파문이 예상된다.이는 현정부 출범 이후 국회나 정부 일각에서 스크린쿼터제 폐지를 둘러싸고 영화계와 심각한 갈등을 빚어온 상황이라는 점에 비춰 영화계의 반발이 클 것으로 보인다.한 부총리는 지난 20일 서울 시내의 A호텔에서 모 언론사 관계자와 만난 자리에서 “영화계 일각에서 ‘스크린쿼터제 폐지’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고 있지만 이는 시장경제 원칙에 어긋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재임기간 중 스크린쿼터제는 반드시 폐지하겠다”고 말했다는 것.이 자리에 참석한 관계자는 “한 부총리는 일부 영화계 관계자들이 ‘스크린쿼터제 폐지 반대’를 주장하고 있지만 국산 영화와 외국 영화가 정당한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이 제도가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매우 강도높게 지적했다”고 전했다.
이는 한 부총리가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밝힌 의견이기는 하지만, 경제부총리가 현재 문화계의 최대 현안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분명하게 언급했다는 점에서 파문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스크린쿼터제는 극장이 자국의 영화를 일정기준 일수 이상 상영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 국내 영화업계에서는 외국영화의 국내 영화시장 잠식을 방지하기 위해 이 제도를 유지할 것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극장업계에서는 축소나 폐지를 주장하는 등 영화 제작업체와 흥행 업계는 서로의 엇갈린 이해관계로 인해 심각한 마찰을 빚어왔다.한편 정부와 국회는 국내 영화시장의 규모가 매년 크게 늘어나고 국산영화의 경쟁력이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와 있다고 판단, 현재 시행중인 스크린쿼터제를 점진적으로 축소 혹은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혜연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