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가 간간이 쏟아지던 지난 29일 오후. 서울 잠실 체조경기장 앞에는 1,500여명의 성매매 여성들이 모여 거리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이날 모임에서 권익 증진을 위한 단체인 ‘전국 성노동자연대’(가칭)도 출범시켰다. 이날 시위에서는 마스크와 모자를 쓰지 않은 맨얼굴을 취재진에게 드러내는 여성도 적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성매매 여성들도 엄연한 노동자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일종의 ‘항의 표시’(?)였던 셈이다. 그러나 정부의 입장은 단호하다. 결론은 자신들의 성매매 행위를 합법화시켜 달라는 것인 만큼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들이 초청한 국회의원이나 가수들도 거의 오지 않아 씁쓸함을 더했다. 고인 빗물에 비친 성매매 여성들의 표정이 그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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