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지금 그녀의 미소에 취한다
대한민국은 지금 그녀의 미소에 취한다
  • 이수향 
  • 입력 2005-07-21 09:00
  • 승인 2005.07.2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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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지금 그녀의 미소에 취한다‘전국민의 여동생’ 배우 문근영을 두고 하는 말이다. 지금 한국은 고3 소녀 문근영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고 있다. 그녀의 파워는 비단 연예계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지난 5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는 그녀를 홍보 모델로 선정했다. 그녀의 깨끗한 이미지와 공명선거의 이미지가 부합한다는 결론에서다. 홍보 모델로 정한 후 선관위는 문근영 얼굴이 들어간 포스터 1만5,000장을 찍었다. 예상대로 이 홍보물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문근영의 청순하고 해맑은 이미지가 담긴 이번 ‘공명선거 홍보 포스터’는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지금까지 나온 문근영 사진 중 선관위 사진이 제일 예쁘다’는 반응이 나오면서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선관위 홈페이지에는 학생 신규 가입자가 2개월새 7,000여명에 이를 정도다.

★문근영은 누구인가

문근영의 생일은 1987년 5월9일이다. 일부 남자 고등학생들 사이에서는 이런 농담이 있다. ‘5월5일은 어린이날, 5월8일은 어버이날, 5월9일은 근영이 생일날’. 그녀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그녀의 고향은 전남이다. 그녀가 연예계에 진출하기 전까지 학교성적은 그야말로 짱이었다. 중학교 졸업 당시 그녀의 성적은 전교 3위권을 달릴 정도로 우수했다. 아마 이런 그녀의 학력이 뭇 동년배의 관심을 모은 배경일지도 모른다. 보통 사람들은 어딘가 남다른 상대를 우상으로 여기니 말이다. 흥미로운 것은 그녀의 가정사다. 그녀의 직업이 연예인이다보니 본가에 대한 것은 그야말로 비밀이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그녀의 외가집 얘기가 화제에 올랐다. 그녀의 외조부 류낙진씨는 통혁당 재건 사건으로 30년 넘는 장기수 복역을 했던 사람이다. 류씨는 6·25전쟁 당시 지리산 빨치산으로 활동하다가 구속, 석방된 뒤 전남 보성의 예당중학교 교사로 재직하던 1971년 통혁당 사건으로 구속돼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1988년 노태우 정권 당시 20년형으로 감형된 뒤 1990년 전향서를 제출하고 가석방됐다. 그러나 1994년 구국전위 사건으로 또다시 재검거됐다. 이에 광주지역 재야인사들이 구성한 석방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석방운동을 추진, 1999년 광복절 특사로 가석방됐다. 류씨는 올초 작고했다.문근영은 올해 고3이 되었다. 앞으로 진로를 어디로 정할지 고민중이란다. 수능도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의 진로는 올해말이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주변의 전언에 의하면 그녀는 연예계에 남을 수 있는 학교를 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민의 여동생.문근영에게 붙은 수식어 ‘전국민의 여동생’이라는 말이 생긴 건 지난 4월초부터다. 그녀가 출연한 영화 ‘댄서의 순정’ 개봉을 앞두고 영화홍보를 하는 과정에서 이 단어가 매스컴을 타기 시작하면서 퍼져나갔다.

그녀의 이미지에 비춰 이 수식어는 ‘딱’인 듯하다.둥근 얼굴에 동그랗게 만들어진 눈동자, 살짝 웃는 입술 사이로 드러나는 새하얀 이. 귀염성 있는 그녀의 윙크는 동년배 남학생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그녀에 대한 호의는 비단 동년배 남학생들에게만 있는 게 아니다. 여자친구들도 해맑은 그녀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고, 나이든 아저씨들은 그저 철부지 딸 같아서 좋다.그녀의 이런 외모는 오히려 진정한 문근영을 평가하는데 거추장스런 것들인지도 모른다. 그녀는 이미 연예계에서는 ‘왕별’로 떴다. 이는 그녀의 경력을 보아도 금세 알 수 있다. 그녀는 광고에서부터 영화에 이르기까지 다채롭다.

먼저 그녀가 출연한 광고. CF계에서도 그녀는 이미 초특급스타이다. 그녀가 출연한 광고는 ‘오라메디(동국제약)’ ‘거북이알&강냉이알(농심)’ ‘서울우유’ ‘웅진식품피앙세(웅진식품)’ ‘웅진음료선물세트(웅진식품)’ ‘쁘띠첼(CJ주식회사)’ ‘에퓨(CJ엔프라니)’ ‘KTF 비기’ ‘KFC’ ‘아이비클럽’ ‘VOV 화장품’ ‘2%부족할때(롯데칠성)’ ‘애니콜 블루투스(삼성)’ 등 식품에서 첨단 전자제품까지 망라되어 있다. 하루에 한번 이상 문근영의 얼굴을 영상을 통해 만나지 못하면 ‘간첩’이다. 그녀의 경력은 광고에만 국한되진 않는다. 뮤직비디오도 그녀가 단골로 출연하는 메뉴이다. 그녀는 ‘정일영 - 기도’ ‘H O T - 연가’ ‘정철인 - Sadness’ ‘지영선-가슴앓이(‘첫사랑’ 컴필레션 앨범中)’ ‘조수미-나 가거든(KBS2 드라마 ‘명성황후’ ost 中)’ 등 손가락으로 꼽기도 벅찰 정도다.

그녀의 본업은 영화였다. 그녀는 지난 99년 ‘길위에서’라는 영화로 연예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후 2002년 ‘연애소설’ 2003년 ‘장화홍련’ 2004년 ‘어린신부’ 2005년 ‘댄서의 순정’ 등 매년 한편씩 영화에 출연하면서 영화계에서는 벌써 중견이 됐다. 물론 출연하는 영화마다 수월찮은 실적을 거뒀다. 올해 출연한 ‘댄서의 순정’은 춤을 대중화시킬 정도로 ‘문근영 신드롬’을 만들어냈다.그런 그녀지만 정작 이름을 날리게 된 것은 방송이었다. 그는 2000년 KBS ‘누룽지 선생과 감자 일곱 개’에서 한미소라는 이름의 역을 맡아 방송에 첫 데뷔했다. 그녀의 청순한 매력이 세인들의 뇌리에 각인된 것은 그해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린 가을동화의 여주인공 윤은서의 어린시절 역을 맡으면서였다.

당시 가을동화는 공전의 시청률을 기록했는데 아름영상과 더불어 붐을 조성하는데 일조를 했다. 이후 그녀는 방송가의 스타로 자리잡으면서 MBC 음악캠프에서 VJ로 활동하고 KBS ‘인생은 아름다워’ ‘명성황후’ 등에 잇따라 출연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그 결과 문근영은 지난해 제41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신인상을 받는 행운도 누렸다. 영화계에서는 그녀의 이 상을 앞으로 무한하게 받게 될 수상이력에 등재될 한 개일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성공 스토리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보는 사람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문근영이 스타덤에 오른 것은 2000년 무렵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KBS 2TV 미니시리즈 ‘가을동화’에 출연한 이후부터다. 그녀는 이 드라마에서 어린 은서역을 맡았는데 성장한 뒤 은서역은 송혜교가 맡았다. 당시 그녀는 어린 은서 역을 맡아 드라마 초반에 시청자의 눈물을 쏙 빼놓았다. 그런데 그녀는 ‘가을동화’에 출연하면서 성적이 떨어지자 KBS 2TV 유아프로그램 ‘모여라 꿈동산’을 제외하고는 방송 출연을 일시 멈췄다. 그후 역사교과서 왜곡파문이 일 당시 명성왕후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다시 활동을 재개했다.문근영의 인기는 2002년 ‘연예소설’이라는 영화에 출연한 이후 ‘장화홍련’‘어린신부’‘댄서의 순정’ 등에 연속 출연하면서 폭발했다. 특히 영화 ‘댄서의 순정’에서 그녀는 화려한 춤 솜씨와 함께 순수하고 귀여운 매력이 넘치는 조선족 소녀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 내 찬사를 받았다. 어느덧 20세의 나이에 접어든 문근영의 다음 활동이 궁금하다.

★문근영 신드롬은 일시적인가

그녀에 대한 ‘따뜻한 시선’ 절실

근영은 연예활동 6년여동안 영화 4편, 드라마 3편의 비교적 적은 수의 작품에 출연했다. 그럼에도 대한민국 남녀노소를 사로잡은 이면에는 그동안 인형같은 성형미인으로 채워졌던 대중문화계의 여성연예인 아이콘에 대한 식상함이 자리잡고 있다. 그녀에게는 ‘안티사단’이 없다. 솔직히 문근영의 얼굴은 확 예쁜 타입은 아니다. 아직 앳된 티를 벗지 못한 탓인지 그녀의 눈망울은 툭치면 금방 눈물샘이라도 터질듯 그렁그렁하다. 친근감과 보호본능을 동시에 자극한다는 평도 있다. ‘가을동화’의 애틋함, ‘명성왕후’의 기품, ‘댄서의 순정’의 가련함, ‘어린신부’의 도도함이 복합적으로 그녀의 내면엔 존재하는 듯하다.그녀를 더욱 그녀답게 하는 것은 나이답잖게 벌어들이는 막대한 수입(?)을 서슴지 않고 사회에 쾌척한다는 점이다. 얼마전 그녀는 광주시로부터 선행표창을 받기도 했다. 불우한 이웃을 돕기 위해 수천만원을 선뜻 내놓은 대가였다. 이런 선행에 대해 누구도 ‘마지 못해서…’라든가, ‘돈이 있으니까…’하는 따위의 딴죽을 걸지 않는다. 그녀가 그랬다면 그럴수 있다는 게 주변의 반응이다.

그렇다면 문근영 신드롬은 어디까지 갈 것인가

이는 문근영 자신에게 1차적 과제이지만 바라보는 팬의 입장도 과제이다. 지금까지 그녀는 10대 소녀였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20대의 숙녀다. 그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귀엽고 발랄한 아이콘’을 그녀에게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인간은 변하고 또 바뀌는 것이 당연하고, 이를 팬들은 받아들여야 한다. 그녀에게 언제까지나 소녀로 남아 있으라고 하기엔 세월은 너무 빠르다. 그리고 팬들의 기대도 너무 빠르게 달라진다. 문근영에게 남겨진 숙제는 ‘전국민의 여동생’이란 이미지를 어떻게 간직하고 가져갈 것인가 결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오래전 국민들은 ‘김정훈’이란 아역스타에게 빠져든 적이 있다. 1960년대 말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미워도 다시 한번’이란 영화를 보면서 지금의 60대 어른들은 김정훈의 연기에 울고 울었다. 또 ‘꼬마신랑’에서 보여준 김정훈의 앙증스런 귀여움에 어찌 할줄 몰랐다. 그러나 지금은 기억의 저편에 남겨진 아련한 추억일 뿐이다. 문근영 신드롬의 크기가 크면 클수록, 팬들의 바람이 크면 클수록 문근영 자신이 받는 중압감은 천근만근이리라.

이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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