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주자만 ‘특강’하나요?
대권주자만 ‘특강’하나요?
  • 이금미 
  • 입력 2005-12-12 09:00
  • 승인 2005.12.12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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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의원이 아님에도 ‘특강’ 의뢰가 쇄도하고 있는 초선의원이 있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최연소로 당선, 국회에 입성한 김희정 한나라당 의원. 지난 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635호에서 만난 그는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으로 위문차 특전사를 방문하고 막 돌아온 뒤였다. 대학 졸업 후 한나라당의 전신인 신한국당 공채에 합격한 해가 95년이다. 사무처 당직자로서 정치인의 꿈을 키워온 9년 만에 뜻을 이룬 최연소 여성 국회의원에게 강연 요청이 많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중앙당 및 부산시당 행사에 나선 것을 제외하더라도 국회 등원 이후 약 30여 학교 및 시민단체를 찾았을 정도다.

공천심사부터 당선되기까지의 과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달라진 한나라당 및 17대 총선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특강은 새내기 정치인으로서의 무용담에 머물지 않는다. “국회제도를 공격하는 것과 국회의원을 공격하는 것은 다른 얘기다. 문제는 정치학습화의 결여에 있다고 본다. 정치에 대한 평가는 정치제도와 정치인에 대한 평가라는 것을 정규 학습과정에서 제대로 배울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어린 학생들에게 올바른 정치학습화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열심이 임하고 있다.”수능시험이 끝난 요즘엔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 요청이 많다. “강연을 하다보니 계절에 따라 강연 성격도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

대학교 입학식을 앞둔 1, 2월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스승의 날이 있는 5월엔 일일교사, 여름방학 기간인 7, 8월에는 시민단체가 주최하는 여름캠프 등이 그것이다.” 인기 강사인 그의 강연료는 얼마나 될까. 김 의원은 “학교 및 단체 차원의 의뢰라면 그곳의 책정된 강연료를 받는다. 그러나 학생회 등에서 부르면 거의 무료이며, 경우에 따라선 기념품 등으로 대신할 때도 많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초·중·고 및 대학생들은 젊은 여성 국회의원에게 어떤 질문을 던질까. “총여학생회가 주최한 경우, 대부분의 여학생들은 여성의 리더십 및 양성평등에 관심이 많다. 정치에 대한 관심도가 낮다면 젊은 의원들의 ‘역할’에 대한 질문을, 관심도가 높은 학생들이라면 으레 ‘왜 정당 공채시험을 치렀느냐, 왜 한나라당을 택했느냐’는 질문을 던진다.”여기서 끝이 아니다.

김 의원은 가끔 학생들의 ‘인생 상담사’로도 나선다. 그는 “특강 이후 메일을 보내는 학생들 중 상당수는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다.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기 때문에, 성의껏 답장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홍보’와 ‘후원’이라는 정치인으로서의 실익과는 거리가 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 김 의원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뭘까. “현재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율은 48~49%를 달리고 있다. 이같은 높은 지지도는 노무현 정권 실정의 반사이익만으로 넘어설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개별 의원들의 역할과 노력의 결과라는 결론이다. 새로운 얼굴, 보다 젊은 의원들이 국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얘기하는 것이, 한나라당을 제대로 알리는 데 보다 설득력이 있다는 것이다.

내 경우엔 강연이 ‘연결고리’가 돼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김 의원이 활동하고 있는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의 모임인 ‘새정치수요모임’이 오는 20일부터 대학생아카데미를 진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편, 지난 1년간 한나라당 디지털정당위원장으로 활동한 그는 요즘 자신감에 차 있다. 1년 전과 비교해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대한 관심도가 페이지뷰 13배, 방문자수 10배, 전체순위(정당순위 1위) 5,000등 이상 상승한 것이다. 그는 지난 1년간 이룬 성과에 대해 이렇게 자평했다. “‘자신감 회복’이다. 한나라당은 인터넷 정치는 절대로 안 된다는 패배의식에서 벗어난 것이다. 그러나 1단계인 ‘외연확대’에 성공했을 뿐, 후임 위원장은 ‘결속력’ 및 ‘공고화’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 ‘DJ 방북’은 무슨…

김대중 전대통령(DJ)의 방북이 현실화 될 수 있을 것인가.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8일 ‘아세안(ASEAN)+3’ 정상회의 출국 전 DJ에게 ‘방북 지원’의 뜻을 전달해, 정치권이 동교동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드러난 사실로만 본다면 DJ 방북은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이미 이해찬 국무총리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DJ에게 방북을 권유한 적이 있으며, 북한에서도 세 번에 걸쳐 DJ에게 초청 의사를 밝혀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DJ 방북의 손익 계산을 따져 보면 또 다른 얘기가 나온다. 일단, 2000년 6·15 정상회담에서 합의했던 답방 약속 이행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촉구해왔던 DJ가 방북한다면, 답방 문제가 자연스럽게 거론될 수밖에 없다.

결국 제2차 남북정상회담으로 가는 가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결론이다. 정치권의 분주한 계산엔 참여정부의 낮은 지지도를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하다. 지난 10월 국회의원 재선거 참패 이후, 여권 주변에선 지지도 회복의 마지막 돌파구는 ‘대북카드’ 밖에 없다는 시나리오가 흘러나오곤 했다. 호남민심은 물론 참여정부의 지지기반을 재결집시킬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라는 얘기다. 다시 말해, 노무현 정권을 위해 DJ가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불법 도·감청 건으로 훼손된 DJ의 명예가 회복된다고 해도 말이다. <정치부>

이금미  nicky@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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