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서울 발자취 조명
2000년 서울 발자취 조명
  • 왕성상 뉴시스통신 편집국 
  • 입력 2005-10-17 09:00
  • 승인 2005.10.17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상수 민속사진출판사 대표(72·뉴시스통신 작가기자)는 국내·외서 알아주는 민속사진작가다. 나이 70을 넘겼음에도 사진에 대한 정열과 애착은 젊은이 못잖다. 특히 신세대작가들이 관심을 두지 않거나 현대문명 속에 가려진 민속사진분야에서 말이다. ‘이상수’하면 ‘민속사진’을 떠올릴 정도다. 외국에선 이름이 더 잘 알려져 있다. 최근 서울 청계천복원공사 준공과 더불어 사진작품집 ‘서울이야기’(4·6배판, 컬러판)를 펴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청계천복원공사 주인공이자 대선 예비주자인 이명박 서울시장의 추천사가 곁들여진 이 사진집은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어, 불어로 설명이 붙어 있고 세월 속에 감춰진 2000년 서울의 발자취를 고스란히 사진으로 되살려놓아 더욱 눈길을 끈다.

그가 사진계에 뛰어든 후 9번째 작품집으로 200여 면에 담긴 작품 수는 모두 500여점. 4계절을 팬탁스 645, 캐논 등 전문카메라앵글로 잡은 것들이다. 다섯 나라말로 설명을 붙인 사진집은 국내 최초며 중국어, 불어로 설명을 붙인 것도 이 작가가 선구자다. “문화도시 서울의 사진집을 통해 우리겨레가 고유한 문화를 지닌 훌륭한 민족임을 세계에 입증하고 싶었습니다. 더욱이 제가 태어난 곳은 경기도 화성이지만 서울서 51년간 살아와 이곳은 제2의 고향이니까요.”‘서울이야기’를 펴낸 동기다. 서울의 전통문화는 물론 5대 궁과 종묘, 암사동 선사시대 유적지, 풍납토성, 몽촌토성, 아차산성 등 사진집에 올려진 작품들이 방대하고 내용도 다양하다.

△프롤로그(서울발자취) △전통과 현대의 어울림(문화도시 서울) △조선왕조 500년의 향기(서울의 고궁과 궁중문화) △살아있는 우리의 옛 모습(서울의 민속문화)으로 엮어졌다. 모두 다 실물을 보는 듯 꿈틀대고 살아 숨쉰다. 민족혼이 살아 숨쉬는 수도문화현장 곳곳이 청계천복원과 맞물려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경복궁은 조선왕조의 정궁으로 역사적 아픈 상처를 지니고 있어요. 경회루와 향원정은 실용적이며 기품 있는 궁중생활의 여유를 엿볼 수 있고 창덕궁은 자연친화적 궁궐로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적 문화유산이죠. 인정전, 낙선대 등의 건축물들은 궁중생활의 절제된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부용정, 애련정 등 문화유산 하나하나를 담기 위해 카메라셔터를 누르는 순간마다 그 숭고한 아름다움에 푹 빠져 무한한 감동을 느꼈습니다.” 그가 ‘서울이야기’를 내기로 맘먹은 건 어쩌면 50여 년 전 아스라이 떠오르는 20대초 청년기의 추억 때문인지도 모른다.

“1953년 나룻배를 타고 한강을 건너 삼성동 봉은사로 소풍간 적 있어요. 배를 타지 않곤 갈 엄두도 못 냈던 곳이었죠. 지금의 그곳은 엄청나게 달라졌습니다. 문화와 첨단과학정보산업센터로 발전, 서울의 심장노릇을 하니 세월무상을 느낍니다. 사진속의 여의도와 밤섬은 모래와 땅콩밭이었죠. 밤섬엔 당집과 민가 60여 채가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그곳에 살던 벗들이 배를 타고 학교를 오가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20세기와 21세기를 넘나드는 그의 기억과 렌즈에 비치는 모습들이 바로 ‘서울이야기’다. 그는 요즘 소박한 꿈을 꾸고 있다. 삶의 냄새가 물씬 나는 서울지역 재래시장사진집을 2008년께 내고 문화 불모지인 고향 화성시에 사진전시관을 지어 지방문화발전을 꾀하고 싶은 것이다. 세계문화유산사진을 더 찍어 세계에 알리는 일도 목록에 들어있다.

왕성상 뉴시스통신 편집국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