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25재보선을 앞둔 가운데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전남 해남·진도 지역 후보군을 놓고 각자 치열한 쟁탈전에 돌입한 형국이다. 열린우리당은 추미애 전의원을 무소속 연합후보로 내세울 것을 주장했지만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은 상태다. 민주당은 이에 ‘꼼수’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인 추 전의원은 “10월출마를 고려치 않고 있다”면서 고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與-민주 호남권 표심은 내고~’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호남표심을 노리며 보이지 않게 밀고 당기는 ‘기싸움’을 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추 전의원의 대중성을 고려해 무소속 연합공천을 주장하고 있는 상태. 그러자 민주당은 “(열린우리당이) 인재난에 허덕이고 있더니만 ‘꼼수’를 보이고 있다”며 못마땅하다는 반응이다. 사실 민주당은 추 전의원이 귀국 전부터 10월재보선 출마를 권유했으나 이를 추 전의원이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은 추 전의원이 민주당 당적을 갖고 있는 이상, 무소속으로 연합공천 되는 것에는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추 전의원은 “(10월출마에 대해)그럴 의향이 없다”고 못 박았다. 두 당은 마치 떡줄사람은 생각지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 형국이 됐다.
추 전의원이 ‘10월출마’를 전혀 고려치 않는 데에는 우선 민주당 당적을 버릴 생각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급히 서둘러 정치재개를 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는 것.
추 전의원의 핵심측근은 “모교에서 강의를 준비하며 나름대로 기대감에 차 있다”면서 “정치를 시작할 때에는 신중에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핵심측근은 또 “향후 때가 되면 정치권에서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는 말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린우리당 한 관계자는 “추 전의원이 10월재보선에 출마하도록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적극 밀어주는 방법이 최상”이라고 했다.
이처럼 ‘10월재보선’ 출마설의 배경에는 지난 4일 김대중 전대통령(DJ)의 발언이 단초가 됐다. 이날 DJ는 추 전의원이 동교동 사저를 예방한 자리에서 “큰 정치를 위해선 국회의원이 먼저 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을 한 것.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당장 10월재보선에서 추 전의원의 ‘출마설’을 점쳤다.
추 전의원측은 이에 대해 “국회의원 출마는 대선결과가 나온 뒤 18대 때 출마해도 늦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추 전의원은 당분간 모교인 한양대에서 국제정치를 강의하며 대선정국의 향배를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정계흐름을 ‘관망’한 뒤 적절한 시기에 정치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란 게 추 전의원의 생각이다.
민주당 김재두 부대변인도 추 전의원의 10월출마설에 대해선 “본인 스스로가 지역구(서울 광진을)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하고 있고, 전남 해남·진도지역구는 추 전의원의 연고지도 아닌데 어떻게 출마할 수 있겠느냐”는 견해를 드러냈다.
추 전의원의 무소속 연합후보설과 관련해서도 “추 전의원이 민주당 당적을 갖고 있는 이상,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민주당을 버리고 쉽게 열린우리당으로 갈 인물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결국 추 전의원의 ‘10월출마’는 불투명한 가운데 호남 표심을 얻기 위한 열린우리당-민주당 간의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현 rogos0119@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