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서울시장이 강북 뉴타운 건설 현장에 노숙자들을 투입하는 방안을 제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에 대해 미국이 대공황 극복을 위해 루스벨트 대통령이 추진한 ‘뉴딜정책’을 보는 것 같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이 시장은 지난 9일 간부회의에서 “하반기 강북뉴타운 건설이 본격화되는데 노숙자를 보내 건설회사와 서울시가 2만원 정도씩 분담, 4만~5만원을 준다면 굉장한 의욕을 불어넣게 될 것”이라며 실무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이어 이 시장은 “건설 회사들이 한 곳당 10명씩만 맡아줘도 큰 부담이 없을 것”이라며 “건설현장 숙소로 들어가 출퇴근하도록 하면 근로의욕을 줘 생산적으로 복지문제를 해결하고 자립할 수 있는 계기도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실상을 모르는 근시안적 발상’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단순일자리로 노숙자 대책을 세우는 발상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노숙자들은 타인과의 관계를 거부하는 성향이 강해 단체행동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인간관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건설현장 작업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계획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과연 이 시장이 또 하나의 성공신화를 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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