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어려운 상황에 사퇴해 타격을 입히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하시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MBC는 그런 조직이 아닙니다. 그동안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어왔고, 그런 위기를 잘 극복해 왔던 탄탄한 조직입니다. 저 하나 나간다고 타격을 입는다는 건 말이 안됩니다.”또한 그는 일각에서 교수로 가는 것에 대해 ‘몸세탁’이 아니냐는 기사를 써서 좀 황당하기도 했다면서 “정치권은 절대 안간다”고 잘라 말했다. “도대체 내가 뭐라고 방송을 통해 알려지고, 이미지가 나쁘지 않다는 이유로 자꾸 정치 얘기가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정치권에 안가봐서 모르겠습니다만, 가까이서 지켜본 결과인데 저는 그쪽과는 전혀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점입니다.”이어 그는 지난 22년간의 방송활동에 대해 평가해 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나는 참 행복한 아나운서였다”면서 소회를 밝혔다.
“저는 굉장히 운이 좋았던 사람인 것 같습니다. 84년, 참 어려운 시기에 입사를 해서 많은 고생을 했습니다. 나를 비롯해 동료들도 많은 고민을 했고, 그런 가운데서 지금까지 생존(?)해 왔다는 것이 굉장히 운이 좋은 것 같습니다. 물론 나 자신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감히 말씀드리자면 저를 지켜봤던 시청자 여러분들의 격려와 지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그렇게 보면 참 행복한 아나운서였죠.”손석희는 MBC를 떠나도 지금 진행하고 있는 ‘100분 토론’과 ‘시선집중은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가능하면 ‘끝까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교수직을 맡음으로써 프로그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두 프로그램의 생명은 ‘독립성’에 있기 때문에, 그런 일이 있다면 즉시 떠나겠다”면서도 “내가 나가든 여기에 있든 특별히 차이점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내달 2일부터 성신여대 문화정보학부 학부장으로 첫 출근을 하게 된 그는 “후학을 양성하는 일은 지난 6년 동안 해본 결과 재미와 보람을 느꼈다”면서 “앞으로는 방송 실무와 아카데미아(학계)를 적절히 조화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찔러도 피 한 방울 안나올 것 같던 손석희는 기자회견 말미에 “MBC를 애정을 갖고 지켜봐달라”면서 22년간 정들었던 MBC를 떠나는 마지막날 결국 굵은 눈물을 흘렸다. 눈에 눈물을 가득 담은 그는 “MBC는 충분히 애정을 받을 가치가 있는 회사”라면서 자신을 이 자리까지 있게 해준 MBC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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