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연희 전사무총장의 ‘여기자 성추행’으로 수세에 몰렸던 한나라당이 이해찬 총리의 3·1절 골프 파트너를 문제삼아 총리직 사퇴를 요구하며 공세에 나섰다. 이 총리는 지난 대정부 질문에서 법조 브러커 윤상림과의 골프 라운딩으로 한나라당으로부터 맹공을 당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가운데 골프 파문에 엮어 재차 골프광임을 보여줬다.이 총리와 부산 기장군 아시아드 컨트리클럽에서 골프를 함께 한 골프 동반자는 신정택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예정자, 정순택 전 청와대 교문수석, 강병중 부산 상공회의소 명예회장, 이기우 교육부차관, N사 L대표, Y제분 R회장 등이었다. 참석자중 R씨의 Y제분은 2000년부터 가격담합 혐의로 공정거래위의 조사를 받은 상태였다. Y제분은 골프 다음날인 2일 다른 7개 제분업체와 함께 공정위로부터 400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고, R씨도 검찰에 고발됐다. R씨는 부산상의의 신임 임원도 아니어서 참석 배경이 석연치 않다. 게다가 R씨는 2001년 주가조작을 통해 200억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부산지법에 법정 구속된 뒤 이듬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 받았다.
또 그의 부인은 2002년 자신의 판사 사위와 바람을 피운다는 의심을 받은 여대생을 청부 살인해 무기징역형을 선고 받고 현재 복역 중이며 현재는 이혼한 상태다. 총리실은 부산 상의 신임 임원들과 상견례를 겸해 지역경제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모임이었다고 해명했지만, 특별한 현안이 없는 상황에서 이 총리가 지역 경제인들의 골프 접대를 받았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이에 한나라당은 이 총리의 ‘3ㆍ1절 골프’를 구실로 사퇴를 요구하며 이를 지방선거의 호재로 삼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여당도 지방선거에 끼칠 악영향을 우려하며 “자숙해야 한다”는 질타를 쏟아냈다. 특히 한나라당은 이 총리의 3ㆍ1절 골프를 지방선거와 연계시키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 총리의 대정부질문 답변 태도를 빌미삼아 해임건의안 제출까지 논의했지만 뚜렷한 명분을 찾지 못하던 차에 호기를 맞은 셈이기 때문이다. 이 총리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홍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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