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결혼하고픈 ‘태극전사’ 1위에 선정
“여친요? 나는 축구랑 결혼한 걸요”
가장 결혼하고픈 ‘태극전사’ 1위에 선정
“여친요? 나는 축구랑 결혼한 걸요”
  • 김충교,구명석 
  • 입력 2006-06-20 09:00
  • 승인 2006.06.2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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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은 이제 글로벌 스타다. 그에게 쏟아지는 관심은 전세계적이다. 물론 프리미어 리거라는 명성이 한몫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축구에 목숨을 거는 마니아들은 박지성의 플레이를 높이 평가한다. 게임의 승패를 좌지우지하는 미드필더로서 그는 중원을 호령한다. 미드필더의 최고 덕목은 흐름을 읽는 눈이다. 박지성은 축구의 흐름을 읽는 감각이 탁월하다. 따라서 2006 독일 월드컵에서 박지성의 활약은 단연 돋보인다. 공이 움직이는 방향을 사전에 간파하고 틈새를 비집고 파고든다. 때문에 그의 발끝에서 떠난 공은 골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대한민국의 승리는 그의 발 끝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확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지성을 취재한 언론사 축구기자들에게 그에 대한 평가를 주문하면 “한결같은 친구”라고 입을 모은다. 태도나 말투가 항상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일정한 톤의 목소리로 질문에 답하고 자주 만나도 처음 그 모습 그대로 상대를 대한다고 한다. 잔디 위를 가로지르며 저돌적으로 돌파하는 모습이 상상이 안될 정도로 차분하다는 설명이다.

“언제 봐도 한결같은 친구”

사실 박지성의 태도나 말투는 정적이라고 할만큼 조용하다. 하지만 말의 의미를 곱씹어 보면 내용은 공격적이다. 또 긍정적이다. FIFA 랭킹으로 따져보거나 전력으로 미뤄봐도 버거운 상대와의 경기를 앞두고 각오를 물으면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똑같다. 그는 “열심히 뛰면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두려움이나 주눅드는 인상은 도무지 찾을 수가 없다. 박지성의 트레이드 마크는 ‘멈추지 않는 도전’이다. 그의 이런 도전정신은 오늘의 박지성을 있게 한 원동력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동요하지 않고 묵묵히 맞서는 박지성의 힘은 말그대로 ‘소리없이 강하다’라는 말로 요약된다. 프리미어 리그에서도 명문으로 통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는 것도 박지성의 도전적이면서도 긍정적인 사고에서 기인한다.이런 박지성의 캐릭터는 한국 미혼여성들에게도 강한 인상을 주고 있다.

꽃미남과는 거리가 먼 외모에 멋부리기 위해 꾸미지도 않는 그이지만 미혼여성들에게 그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정도이다. 최근 한 결혼정보업체의 설문조사결과는 이 같은 사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20~30대 미혼여성을 상대로 ‘가장 결혼하고 싶은 태극전사’를 꼽아보라는 질문을 던졌다. 결과는 박지성이 단연 1위로 뽑혔다. 조사대상 인원 306명의 34.3%인 105명이 박지성을 ‘배우자감으로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대답했다. 미혼여성들의 선망의 대상이 된 박지성이지만 실제 연애에는 ‘젬병’이다. 일단 애인은 없다. 또 친하게 지내는 여자 친구도 없다. 물론 25세이기 때문에 결혼을 생각할만한 나이는 아니다. 그래도 박지성의 부모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박지성의 아버지 박성종씨는 친구들을 만나면 아들의 결혼을 걱정하면서 푸념을 한다고 한다.

시간 없어 연애 못해

만나는 사람이 없다 할지라도 마음에 두고 있는 여성이라도 있어야 되는 게 아니냐는 하소연을 늘어놓기 일쑤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드러내놓고 종용할 수도 없는 문제라 아버지는 속만 태우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박지성은 친한 친구들에게 “갈길은 아직 멀다. 한눈 팔 시간이 없다”고 말한다. 다만 어머니에게는 속내를 털어놓기도 한다는 후문이다. 박지성은 어머니가 결혼 얘기를 꺼내면 “서른 살 정도에 할 생각”이라면서 “연애는 시간이 없어서 안되고 중매를 통해 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박지성은 여전히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꿈의 리그’인 프리미어 리그에 진출해 활약을 하고 있지만 아직 고지에 도달하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박지성은 “나는 아직 배가 고프다”고 말한다. 빠른 스피드와 상대 수비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돌파가 그의 장기이다.

이런 인상적인 플레이로 격찬을 받긴 했지만 킬러로서 골맛을 제대로 보지는 못하고 있다.어차피 축구는 골을 넣어야 하는 게임이다. 때문에 그는 이번 월드컵 기간중 짜릿한 골맛을 보고 이를 통해 팬들에게 골잡이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으려 한다. 하지만 상대국 선수들은 박지성을 꽁꽁 묶으려고 전담 마크맨을 두고 그를 옥죄고 있다. 예선 1차전 상대인 토고와 프랑스 수비들은 그의 빠른 움직임을 차단하기 위해 거칠게 태클을 걸었다.넘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 그는 눈에 띌 정도로 그라운드에서 솟구치다가 떨어져 넘어지기 일쑤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몸싸움에 약하다느니 체격이 왜소해 한계가 있다느니 하면서 딴지를 걸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우려에 대해 박지성은 단호하게 일축한다. 그는 “생각하고 넘어지는 것”이라고 일부의 비난에 대해 반격을 가한다.

영리한 플레이어 ‘넘버 원’

부상의 위험을 사전에 막기 위해 상황에 따라 넘어진다는 설명이다. 알면서 넘어지기 때문에 다칠 위험성도 적고 큰 동작으로 떨어져 아픔도 덜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신문선 해설위원은 월드컵에서 뛰는 박지성에 대해 “역시 빅 리거답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그는 “과감한 돌파와 패스로 상대진영을 흔드는 것이 박지성의 매력”이라고 말한다.넘어져도 그는 다른 선수들처럼 특정부위를 감싸쥐며 아픔을 호소하거나 시간을 끌지 않는다. 곧바로 일어나 공간을 내다보고 다음 위치로 빠르게 이동한다. 이런 행동은 박지성의 축구철학과도 무관하지 않다. 그는 “그라운드에서 뛸 수 있을 때까지 뛰는 것이 나의 꿈”이라고 말한다.

그라운드에서는 단 1초의 시간도 아깝다는 것이다.숨이 멈추지 않는 한 그라운드를 누비는 것을 최선으로 생각하는 박지성의 뒤에는 든든한 후원자들이 많다. 그중 박지성이 첫손에 꼽는 후원자는 역시 부모님이다. 아버지 박성종씨와 어머니 장명자씨는 박지성의 오늘을 있게 한 견인차이다. 특히 아버지 박씨는 박지성이 중3때 다니던 공장을 그만두면서까지 뒷바라지에 나선 열성 후원자이다.어려운 살림살이임에도 불구하고 박지성의 부모는 아들의 뒷바라지에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한때 정육점을 하기도 했던 박지성의 부모는 용돈을 주지는 못했지만 고기만은 실컷 먹였다고 자랑한다. 아들을 위해 매진한 아버지 박씨는 개구리를 잡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뒤진 적도 있다고 한다. 자신의 몸 길이보다 몇배는 높이 뛰어 오르는 개구리를 먹이면 아들도 개구리처럼 펄쩍 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떡잎 알아본 지도자들

아들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어떠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아버지 박씨는 자칭 축구선수 출신이라고 말하는 축구 마니아이다. 물론 정식 선수로 등록돼 플레이를 한 진짜 선수출신은 아니다. 동호회 모임을 통해 축구를 했을 뿐이지만 지금도 박지성의 플레이를 리뷰하면서 잘잘못을 지적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 박씨의 표현이다.부모 이외에 박지성의 자질을 눈치채고 그를 키운 축구 지도자도 적지 않다. 이중에는 물론 히딩크 감독이 첫손에 꼽힌다. 박지성의 숨은 자질을 간파하고 에인트호벤으로 데려간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에인트호벤을 징검다리로 해서 박지성은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다. 히딩크 감독이 박지성을 얼마나 아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하나 있다. 에인트호벤 선수 시절 맨유의 스카우트 제의에 박지성은 의리와 실리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 자신을 키워준 히딩크 감독이 잔류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당시 히딩크는 “만약 내가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 명문구단인 레알 마드리드에 가게되면 박지성은 꼭 데리고 가겠다는 문구를 잔류 계약서에 넣겠다”고 까지 했다.

박지성이 재목감이라는 것을 안 지도자는 비단 히딩크 뿐만이 아니다. 수원공고 재학 당시 지도자였던 이학종 감독은 무명선수였던 박지성을 찍어 키운 장본인이다. 이감독은 당시 박지성이 뛰는 모습을 보고 잘만 키우면 ‘물건’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한다. 이감독은 이후 박지성의 대학진학에도 조언을 하면서 앞길을 터준 사람이다.이감독은 당시 명지대 김희태 감독에게 박지성을 적극 추천했고 김감독 역시 가능성을 보고 이를 받아들였다. 명지대 재학시 박지성에게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 99년 명지대 팀과 올림픽 대표팀이 평가전을 벌이면서 주전으로 발탁된 것이다. 당시 올림픽 대표팀의 지휘봉은 허정무 감독이 잡고 있었다. 맹장은 떡잎을 알아보는 법. 허감독은 한눈에 박지성의 자질을 알아보고 그를 올림픽 대표팀에 발탁했다.

이후 박지성은 J리그 교토 퍼플상가를 거쳐 2002 월드컵을 통해 두각을 나타내면서 승승장구하게 된다.그러나 박지성은 여전히 겸손하다. 독일 월드컵에서 상대팀의 집중 견제를 받으면서도 인상 한번 찌푸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월드컵을 위해 독일로 떠나면서 “상대 선수들이 나를 집중 마크해 동료들에게 찬스가 많이 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승리를 위해서는 자신을 희생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것이다. 유럽에서 ‘신형엔진’이라는 닉네임으로 찬사를 받고 있는 그가 개구리의 힘을 빌려 어디까지 펄쩍 뛰게 될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20~30대 미혼여성에게 물어봤다연애하고 싶은 남자 1위 ‘진공청소기’ 김남일

‘결혼은 박지성, 연애는 김남일.’ 2006 독일월드컵 국가대표팀에서 20~30대 미혼여성이 가장 결혼하고 싶어하는 선수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으로 나타났다. ‘테리우스’ 안정환이 1위를 죄다 휩쓸었던 2002년과 달리, 올해엔 월드컵 스타의 호감도가 유형별로 다양하게 나뉘었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지난 5월16~6월5일 전국의 20~30대 미혼남녀 603명(남 297명, 여 306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독일월드컵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장 두드러진 인기 신랑감’은 박지성. 여성 응답자의 34.3%(105명)가 1등으로 꼽은 것은 물론, 남성들도 23.6%가 첫손에 꼽았다. 박지성과 함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는 이영표(토튼햄)가 여성 응답자 29.4%(90명)의 지지로 2위에 올랐고, 2002 한일월드컵 때 1위를 차지했던 안정환(뒤스부르크)은 9.8%(30명)의 지지를 받아 3위로 밀려났다.

그러나 ‘연애상대로 가장 적합한 선수’를 묻는 질문에는 여성 응답자 22.5%(69명)가 김남일(수원)을 꼽아 박지성(16.7%), 안정환(12.7%)보다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김남일은 결혼 배우자감 순위에서는 10위권 밖에 머물렀다. 또 가장 멋있게 프로포즈할 것 같은 선수로는 2002 한일월드컵에서 ‘반지키스’를 유행시킨 안정환이 전체 응답자 29.5%의 지지로 1위에 올랐고 이천수(23.1%), 김남일(12.6%) 등이 뒤를 이었다. ‘가장 가정적인 선수’로는 이영표(26.9%)가 으뜸으로 꼽혔고 박지성(15.4%), 안정환, 이운재(이상 9.0%) 순이었다.한편, 고운세상 네트웍스는 지난 12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네티즌 2,290명이 투표를 벌인 결과 ‘피부가 가장 멋진 태극전사’에 김남일(40%)이 1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이번 독일월드컵에서 가장 기대되는 선수로는 박지성이 65.6%(396명)로 박주영(18.4%)을 제치고 압도적인 1위에 올랐고 3위 안정환(4.8%)과 4위 이영표(3.6%)는 5% 이하의 득표에 머물렀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 뛰지 못하는 2002한일월드컵 대표선수 중 다시 보고 싶은 스타로는 전체 응답자의 51.4%(310명)가 홍명보 대표팀 코치를 지목했고 황선홍(17.4%)과 차두리(11.8%), 이동국(8.3%)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전체 응답자의 68.2%(411명)가 2002년 월드컵 당시 거리응원에 직접 참여한 적이 있다고 답했으나 이번 독일월드컵 경기를 시청할 장소로는 집(30.6%), 호프집(24.3%), 거리응원 집결지(22.8%) 등 순으로 답변, 월드컵 응원시간이 주로 새벽시간대라 거리응원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충교,구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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