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여권의 전매특허였던 ‘올인 전략’을 다른 곳도 아닌 바로 한나라당 텃밭에서 한나라당이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 한나라당에서 대구 동구을 후보 물망에 올랐던 이는 지역에서 조용히 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인사였다. 때문에 이 후보와의 맞대결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인식됐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재·보선 전승을 요구하는 당내 반박세력의 요구가 분위기를 압도하자 박 대표가 다른 카드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는 대구 동구을 최종 공천 심사를 앞두고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찾는 등 ‘유승민 카드’를 내밀기 위해 철저히 준비했다. 대구 동구을 공천을 둘러싼 며칠간의 긴박했던 상황을 목격한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다윗과 골리앗의 전쟁터에 항공모함이 투입된 격”이라고 촌평했다.
누가 봐도 한나라당 텃밭이라 할 수 있는 대구에 박 대표의 비서실장이자 이 전 총재의 최측근인 유 후보의 출마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 게다가 그는 이미 금배지를 달고 있었다. 그뿐인가. 국정감사가 끝난 직후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은 한가하기 마련이지만, 그중에서도 며칠째 얼굴을 볼 수 없는 의원들이 있었으니 바로 한나라당 대구 출신 의원들이다. 대거 대구로 내려가 유승민 후보 지원에 나선 것. 그야말로 ‘올인’인 것이다. 반면 이강철 후보는 당 차원의 지원을 탐탁지 않아 한다. 누구 누구의 대리전으로 비치는 것, 또 혹시 여당 지도부가 내려와 오히려 표를 깎지나 않을까 하는 노파심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과연 한나라당이 여권의 올인을 제대로 벤치마킹해 실전에 선보이고 있는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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