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여당의 비례대표 의원들은 대부분 정동영 전의장과 김근태 의장 그룹에 속해 있지만 ‘탈당’할 경우 금배지를 잃기 때문에 섣불리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1일 의원직을 사임한 정 의원은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에서 “지난 3년 가까운 기간 동안의 무능과 게으름을 자책하면서 이 자리를 떠나려 한다”면서 “전문가로서 정치적 이익에 매달리지 않고 자신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현실 정치
의 벽은 너무나 높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그는 당 상황과 관련 “국민들에게 과연 무엇이 이익이 될 것인지 잘 모르겠다” 며 “정치는 부득불 상황에 따라 생각을 바꿀 줄 알아야 생존이 가능한데 이것이 자주 좌절하게 한다”고 그 동안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재정경제원 차관, 산업자원부 장관,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를 지낸 정 의원은 올해 경제의 최대 적으로 대통령 선거의 광풍을 들며 “정권도 중요하지만 모든 국민들이 제자리에서 생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정치권이 배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을 떠난 정 의원은 제의가 들어온 서울대학교나 고려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정 의원의 정치권 영입에 공을 들였던 정 전의장측은 상당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는 후문이다.
김승현 okkdoll@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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