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후보 염두에 둔 정치 작업 아니다”
“특정 후보 염두에 둔 정치 작업 아니다”
  • 김 현 
  • 입력 2007-05-09 11:21
  • 승인 2007.05.09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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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만수 전청와대 대변인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들이 또다시 결집했다. ‘노(盧)의 남자’들이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7일 발족한 일명 ‘참여정부 평가포럼’이란 모임이 바로 그것이다. 정치권에선 이 포럼의 성격에 대해 말이 많다. 시기적으로 봐도 대선정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대선을 가늠할 정치작업의 일환으로 보고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는 게 사실. 가뜩이나 범여권의 5월 ‘빅뱅설’과 더불어 정치권은 각 당별로 세력 확장에 나선 분위기여서 이 포럼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일단, 포럼은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지만, 범여권의 대선과정에 큰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요서울>은 지난 2일 국민일보사 1층 커피숍에서 ‘참여정부 평가포럼’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만수 전청와대대변인을 만나, 향후 활동방향 및 이 포럼이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등에 대해 알아봤다.



김만수 전청와대 대변인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정치세력화를 위한 사전활동 모임은 아니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김 전대변인은 유독 ‘정치세력화’라는 단어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기존 정치권이나 언론에서 참여정부 평가포럼이 향후 대선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날 그의 얼굴은 예상 외로 피곤해보였다. 그 전날 아는 사람들과 술자리를 했다는 것이었다. 그는 인터뷰 내내 "대선 세력화를 위한 포럼은 더더욱 아니다"라는 말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그는 인터뷰를 마치고 난 뒤 함께 로비를 걸어 나오는 도중 기자에게 "각종 경조사를 찾아다니는 게 보통 일은 아니다"며 "정치활동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라는 말을 무의식중에 불쑥 던졌다. 이 때 기자는 이를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며 "원래 정치활동이란 것이 다 그렇지 않느냐"고 맞받아쳤지만, 참여정부 평가포럼이 단순한 강의형태의 프로그램은 아니라는 것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는 "대선 과정에서 정치세력화는 특정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진행하는 것이다"라며 “하지만 포럼은 그런 성격은 아니다"라고 말해, 지지세 확장모임이 아님을 강조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이 포럼을 대선정국을 주도할 범여권의 주요 활동무대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초점의 대상이다. 더구나 특정후보를 측면지원하기 위한 정책 군단의 성격이 짙다는 시각도 있다.

‘참여정부 평가포럼’ 대표는 이병완 전청와대 비서실장이 맡고 있는 상태. 이 포럼에 권기홍 전노동부장관, 김병준 전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 이기명 국민참여포럼 상임고문, 이강철 전청와대 시민사회수석비서관, 윤광웅 전국방부장관, 오거돈 전해양수산부장관, 이백만 전청와대 홍보특별보좌관, 이창동 전문화관광부장관, 이종석 전통일부장관, 조기숙 전청와대 언론홍보, 정찬용 전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 황인성 전청와대 시민사회수석 비서관 등 전현직 청와대 장관급 인사들이 대거 소속돼 있다는 점 때문에 관심을 끌고 있다.

김 전대변인은 이날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위치한 포럼 사무실을 방문하고 싶다"는 기자의 말에 "가능하면 (포럼 사무실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에서 활동할 것이다"라고 답변했다.

그는 더불어 "항상 그랬듯이 대선은 드라마틱하다"며 "지금 범여권에 사람이 없다는 것은 다음 시대의 지도자를 요구하는 지도자감에 대해 구체적이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만수 전청와대 대변인과의 일문일답이다.

- ‘참여정부 평가포럼’을 지난달 27일 발족했다. 이번 대선을 위해 발족한 정치적인 모임이라는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
▲ 대선 세력화를 염두에 둔 적이 없다. 대선 과정에서 정치세력화는 특정후보를 지원하는 것인데 그런 건 아니다. ‘정책 세력화’라고 할 수 있다. 우리 포럼은 객관적인 지표, 구체적인 사실, 정책을 정리할 의무가 있다. 이 때 포럼에 대해 대선후보 스스로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도 정책방향 등을 어필할 것이다.

- 청와대 측근 인사들이 주축이 된 모임인 만큼, 향후 주요 방향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 정책을 제시하고, 분야별로 정리하자는 것이다. 자기평가와 외부 평가를 하자는 것이다.

- 이번 대선 때만 모임을 갖는다고 했다. 이 때문에도 대선을 위한 군단으로 비쳐질 수 있는데.
▲ 대선은 앞으로 5년 동안 비전전략을 제시하는 것이다. 참여정부를 반추하고 거기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미래의 역할을 해주겠다는 것이다. 특정후보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은 맞지 않다.

- 범여권에선 과연 특정된 대선 후보를 두고 있나.
▲ 기이한 상황이다. (대선후보는) 금방 나올 수 있다. 대선은 드라마틱하다. 지금 상황에서는 강력한 후보감이 없다.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나 자질이 무엇이냐를 생각해 가장 근접한 인물을 찾아낼 수 있다. 권위주의를 없애야한다.

- 참여정부 평가포럼이 이번 노무현 정부에만 움직일 포럼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 포럼은 이번 정부가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대선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모임이라는 평가를 정치권에선 당연시 하고 있는데.
▲ 정치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할지 여부는 우리의 영역이 아니라고 본다. 우리는 목적이 있다. 그 목적을 통해 영향을 주려는 것 또한 아니다. 공유하는 것은 대선 후보자들의 몫이다. 포럼의 정책을 활용하는 목적에 있어서도 대선 후보자들이 받아들이는 몫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김 현  rogos0119@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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