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없이는 못 살아 식당 ‘호호 아줌마’
그대 없이는 못 살아 식당 ‘호호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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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7-05-22 15:40
  • 승인 2007.05.2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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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청주점 최경애 조리원

하루 수천인분의 식사를 준비하는 LG화학 청주공장 1식당. 재료 손질부터 조리, 그리고 배식까지 조리원들의 손길은 분주하다. 고객들이 식사를 하면 조리원들은 잠시 여유가 생기고 식사가 마무리 되면 퇴식구는 다시금 바빠진다. 그런데 유독 한명의 조리원만은 다른 조리원과는 다르게 임직원들이 식사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바빠진다. LG화학 청주점 6년차 최경애 조리원. 직장 동료들로부터는 ‘호호 아줌마’로 통하는 그녀.

그녀는 500석 이상의 식당 통로를 종종걸음으로 분주하게 훑고 지나간다. 그녀의 주된 임무는 고객들로부터 그날 음식에 대한 평가를 모니터링하고, 식당 전반에 대한 고객의 요구사항을 청취하는 것이다. 그녀의 임무가 특히 빛을 발하는 순간은 식사순번 1~10번 정도의 고객을 대상으로 반찬과 국의 염도 및 반응을 신속히 모니터링한 후 조리실에 피드백하는 역할이다. 국과 일부 반찬은 배식 중에도 중간수정이 가능해 심각한 수준의 고객 불만 발생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경애 조리원은 처음 모니터링 임무를 시작하던 시절, 무뚝뚝한 고객들이 자신의 미소와 친절에 무반응과 무뚝뚝함으로 대할 때면 민망함과 실망감에 혼자서 울기도 여러 번 했다고 한다.

이러던 그녀에게 어느 날 집안일로 인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얼굴에 수심의 그늘이 드리워졌는지 한 직원이 “얼굴에 미소가 사라지니 그 어떤 산해진미도 맛이 없네요”라는 말을 건넸다는 것.

그 순간 그녀는 자신의 친절과 미소의 ‘값어치’에 대해 큰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시간은 흘러 세월의 크기만큼이나 ‘넉살’까지 겸비돼 왠만큼 무뚝뚝한 고객들도 그녀 옆에만 서면 수줍은 미소를 지어버리고 마는 오늘의 ‘호호아줌마’가 됐다고 한다.

그녀는 식당가족의 품에선 귀염둥이 막내다. 막내인 그녀와 식당의 맏언니인 노순옥 조리원은 20년차의 나이에도 매우 절친한 사이라고 한다.

최 조리원은 “아침식사를 손수 챙기는 노순옥 조리원이 엄마 같아서 너무 좋았는데 올해가 정년퇴임”이라며 눈망울에 이슬이 맺힌다.

이를 보니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노래 구절이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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