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고 전총리는 심 지사와의 개인적인 친분을 이유로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치권은 고 전총리의 이러한 행보 이면에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즉, 언론과 정치권의 확대해석을 예상하고도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의도가 내포돼 있을 것이란 관측. 특히 노무현 대통령의 잇단 충격 발언이 쏟아진 이후 탈당, 임기단축 등 각종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 대통령이 선거구제 개편, 4년중임 및 정부통령제 개헌을 위해 자신의 임기 1년을 버릴 수 있을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리면서 고 전총리의 대권행보도 빨라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즉 노 대통령의 임기단축이 현실화될 경우 2007년 대선은 2006년 12월로 앞당겨질 수 있는 만큼 고 전총리가 대망론을 펼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고 전총리는 자기 중심의 새로운 정당을 창당해 대망론을 펼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정치 조직과 세력이 역부족이란 점을 감안해 기존 민주당 및 중부권 신당과 전략적 연대를 통해 호남과 충청권을 기본 정치세력으로 외연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2일 심포지엄에 고 전총리와 민주당 한화갑 대표가 참석했다는 사실은 이러한 연합론의 현실화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심 지사는 “신당 창당 후 뜻을 함께하는 정당·개인과 연대할 수 있다”며 고 전 총리를 비롯해 민주당, 자민련 등 제 정치세력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놨다.
호남 맹주 및 민주당 재건 의지를 다지고 있는 한화갑 대표도 고 전 총리에 대한 영입 의사가 있음을 여러차례 강조한 바 있다. 따라서 호남과 충청권 맹주를 노리고 있는 한 대표와 심 지사는 97년 DJP연합을 벤치마킹, 제2의 DJP 연대를 구축한 후 고 전총리를 국민후보로 옹립할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반면 고 전총리는 자신을 중심으로 민주당 및 중부권 신당세력과 연대하는 대권 시나리오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 사람이 누구를 중심으로 연대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상호 생각을 달리하고 있지만 정치적 활로 모색과 대망론을 위한 연대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는 분위기다. ‘고건-심대평-한화갑’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삼각 연대론이 어떤식으로 전개될지 정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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