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추태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2일 군부대 골프장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의 골프 파문이 또 터져 나온 것이다. 17대 국회 들어 한나라당에서 일어난 불미스러운 사건만도 무려 10차례. 한나라당은 그동안 경비원 폭행사건, 맥주병투척 사건, 여기자 성추행사건, 술집여주인 폭언사건, 수해골프 사건 등 숱한 구설수에 올랐다. 이런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민정서는 보수성향이 짙은 한나라당의 편에 서왔다. 하지만 대선을 1년 3개월 남짓 앞둔 상황에서 한나라당의 추태가 연타로 터질 경우, 대선에 미칠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추태파문, 17대들어 평균 두 달에 한번 꼴로
한나라당 의원들의 잇따른 구설수는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잠잠해 질만하면 터지는 추태파문에 한나라당 내부도 이골이 난 분위기다.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이런 파문은 민감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지난 12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인 김학송, 공성진,송영선 의원의 ‘군부대 골프’파문 역시 ‘사과권고’라는 솜방망이 처분 하나로 끝을 맺었다.
17대 국회 들어 한나라당의 불미스런 사건은 무려 10차례나 달한다. ‘공천비리’ 사건 등을 제외하면 평균 두 달에 한번꼴로 정치권을 들쑤셨다. 그 때마다 몇몇 의원들은 첫 기사를 보도한 언론매체와 줄다리기 싸움이 계속됐고, 결국 법정 공방으로까지 치닫는 끈질긴 혈투를 보였다.
한나라당의 파문 사례를 살펴보면, 경비원 폭행사건(김태환 의원, 2004년 9월 12일), 호텔 묵주사건(정형근 의원, 2005년 2월 16일), 맥주병 투척사건(곽성문 의원, 2005년 6월 4일), 대구 술집 여주인폭언사건(주성영의원, 2005년 9월 22일), 국회여직원 폭언사건(2005년 12월 19일), 동아일보 여기자 성추행사건(최연희 의원, 2006년 2월 24일), 술집 여종업원 동영상 사건(박계동 의원, 2006년 5월 3일), 수해골프사건(홍문종 전경기도당위원장, 2006년 7월 20일), 경기도 광주 ‘나눔의집’ 음주추태사건(정진섭의원, 2006년 8월 14일), 군부대 골프사건(2006년 9월 12일) 등이다.
‘반노(反盧)’정서 반사이익 대선까지 갈까
한나라당에서의 이런 일련의 사건을 두고 일각에선 권력, 힘, 부를 가진 특권층의 행태라고 주장한다. 의원들의 처벌 수위도 솜방망이 수준이라는 지적이 많다. 사실 가벼운 징계조치나 권고처분 때문에 부도덕한 행위들이 연속 발생한다는 얘기다.
정치전문가인 한 교수는 “한국사회는 선진사회처럼 ‘노블리스 오블리제’(고귀한 책무)정신이 사회저변에 깔려있어야 한다”며 “한국사회가 선진한국으로 가지 못하는 것도 이런 2%부족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치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당 지지율은 여전히 상승곡선을 타고 있지만 한나라당이 의식을 깨지 못하고 이대로 가다간 대선을 얼마 안 남겨둔 시점에서 역풍(逆風)을 맞을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한 정치 전문가는 “이념대립과 사회적 혼란기에 대중들은 보수성향이 짙은 한나라당이 사회적 안정감을 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지지율면에서는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한나라당이 그동안 반노(反盧)정서의 반사이익 때문에 거뜬히 (지지율이)버틸 수 있었지만 향후 대선경쟁이 초읽기에 들어간다면 당 지지율은 장담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선주자 ‘빅3’가 쌓아둔 대중성이 당내 의원들의 손에 의해 좌지우지될 시점에 놓인 셈이다.
김현 rogos0110119@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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