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대통령을 집중 공격한 대표적인 저격수로는 한나라당의 홍준표 정형근 의원과 이신범 전의원이 꼽힌다.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은 특유의 독설로 노무현 대통령을 가장 신랄하게 비난해온 정치인의 대명사다. 한나라당 경선이 정점을 향해 달리면서 이명박 전서울시장과 박근혜 전대표 진영에서도 새로운 저격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이 내뿜는 포화는 한여름 폭염도 무색할 만큼 연일 뜨겁다. 빅2 진영의 주요 저격수들을 살펴봤다.
MB 진영의 최고 저격수로는 단연코 정두언 의원이 손꼽힌다.
오랫동안 이 전시장의 최측근으로 활동했던 정 의원은 기자들과의 탁월한 유대 속에 언론플레이를 잘 하는 정치인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이번 경선 과정에서 친박 진영을 향해 특유의 언변으로 융단 폭격을 퍼붓고 있다. 친박진영 곽성문 의원과의 피 튀기는 설전 속에 나온 ‘공천살생부’ 발언으로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조치를 받은 정 의원이지만 입심 만큼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그는 징계조치에 반발하면서도 친박 진영의 유승민 이혜훈 의원을 ‘네거남매’로 표현하는 등 대박 공격수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박형준 진수희 ‘쌍두마차’ 대변인들도 참여정부와 박 전대표측을 향한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박형준 대변인은 최근 “국정원이 일명 ‘이명박 TF팀’을 가동했었다”면서 “국정원이 2005년 3월경 참여정부 실세와 인척관계에 있던 L모 차장 산하에 팀을 구성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비슷한 시기 진 대변인은 박 전대표측의 심장을 겨냥했다. 진 대변인은 “박 후보의 정책참모인 모 교수가 대운하 보고서 유출 사건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는 증거가 드러났다”면서 “그 교수가 이끌고 있는 마포팀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들과는 다소 급이 다르지만 캠프내 좌장급인 이재오 최고위원도 ‘폭로’에는 일가견이 있다. 이 위원은 국정원 테스크포스팀 의혹을 언급한 데 이어 친박 진영의 대응에 대해서도 “2등짜리는 원래 그런다”고 감정을 자극했다.
박 전대표의 최측근으로 불리다 말을 갈아탄 전여옥 의원이 박 전대표를 향해 독설을 날릴지도 관심거리다.
이에 반해 친박 진영의 대표 저격수로는 유승민 의원을 들 수 있다. 당초 책사이미지가 강했지만 이번 경선 과정에 돌입하면서부터는 저돌적인 면모가 두드러진다.
이 전시장의 처남 김재정씨가 자신을 고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비판의 강도는 여전히 높다. 그는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이 전시장의 서울시장 재임 기간 중 서울시 부채는 오히려 늘어났다”며 “SH공사의 부채를 고의로 누락시킨 것은 대선용 분식회계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인봉, ‘대박 준비 중’
이혜훈 대변인도 캠프 내에서 새로운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역시 김씨에게 고소당한 이 대변인은 이 전시장측이 고소 취하 문제와 관련 엇박자를 내자 “캠프 내부에서 의견이 엇갈리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고소 취소의 명분을 쌓아 나가려는 잘 짜여진 고도의 작전 같다”고 비아냥거렸다.
이 외에도 곽성문 의원이 ‘이명박 X파일’ 관련 발언으로 한 때 저격수로서의 면모를 발휘했지만 당 징계 결정 이후 목소리를 낮추고 있다. 지난 2월 이 전시장을 공격했다가 오히려 징계를 받은 정인봉 변호사도 또 다른 ‘대박’을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빅2, ‘경선 전략’ TF팀 가동 중
이재오 VS 홍사덕…주호영 VS 유정복
경선 과정이 진행될수록 이명박 전서울시장과 박근혜 전대표측의 ‘머리싸움’도 뜨거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공식 선대위 조직을 중심으로 경선 전략도 변화되고 있지만 최종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들은 역시 한정돼 있다는 평가다.
MB 진영에선 최측근인 정두언 의원과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주호영 의원, 법률지원위원장인 최병국 의원 등이 핵심 사안이 있을 때마다 머리를 맞댄다. 이에 맞서는 박전대표 진영은 책사 유승민 의원을 중심으로 유정복 비서실장, 최경환 종합상황실장과 김기춘 법률자문위원장이 주요 현안을 최종 결정한다.
MB 진영의 이재오 최고위원과 박 전대표측의 홍사덕 선대위원장은 좌장 겸 공격수로 ‘1인2역’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
TF팀의 결론이 나오면 선봉장은 양측의 대변인들 몫이다. MB 캠프의 박형준 진수희 의원과 장광근 전의원은 연일 친박 진영에 칼날을 들이대고 있고 친박 진영의 김재원 이혜훈 의원도 날로 공세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언론인 출신 인사들과 선거전문가 등의 별도 조언 조직도 바쁘게 움직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친박 진영의 안병훈 선대위원장(전 조선일보 부사장)과 MB캠프의 고흥길 의원(전 중앙일보 편집국장)이 대표적인 언론인 출신들이다.
김승현 okdoll@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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