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1%를 위한 1% 세일즈맨. 메르세데스 벤츠를 판매하는 김상균 차장. 그는 대한민국의 노블레스라는 1%를 상대로 100억원의 매출을 올린 1% 안 되는 판매원이다. 2000년 벤츠 코리아 사에 입사해 지난해까지 3년 동안 판매왕을 차지했다. 자랑이나 너스레 혹은 뛰어난 입담조차 없이 수줍고 겸손한 자세로 일관하며 기자의 칭찬에도 손사래 치는 겸손한 판매왕, 그의 특별한 고객 이야기와 세일즈판매 비법을 들었다. 1%가 말하는 1% 이야기. 그 속으로 들어가 본다.
“한마디로 말해 영업에 정석은 없습니다. 저희 차량을 구입하는 분들은 이미 성공을 이룬 분들이 많아서 보수적인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분들이 하는 말을 잘 듣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 착한 영업이 비결 같습니다.”
그는 고객에게 차 한 대를 팔기 위해 술대접이나 지나치게 과장된 포장을 하지 않는다. 그런 그에게 고객들은 한없이 어려운 존재이지만 커다란 교훈을 준다고 한다.
개인비서, 노트북, 디카 무장 과학적 데이터베이스 갖춰
“벤츠를 타는 고객들은 특수한 분들이 많습니다. 전문직 종사자, 기업체, 연예인 등. 그런 그들에게는 유사한 특징이 있습니다. 그것이 남다르게 성공할 수 있는 성공비결 같아요.” 그는 자신의 소중한 고객들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첫째는 시간 약속이 매우 철저합니다. 10분, 20분 단위도 아니고 1분, 2분 단위까지 철두철미하죠. 두 번째는 자신이 한 말은 잊지 않습니다. 결국 저도 제가 한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부담도 있습니다. 셋째는 작은 것에 감동합니다. 이름만 대면 아는 대기업의 사장님도 생일날 드리는 만 원짜리 롤케이크나 증정용 선물 하나에 크게 감동받습니다.”
특별히 성공해서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사람이 오히려 작은 선물에 적잖이 기뻐한단다.
“저는 가만히 고객 한 분 한 분을 생각하면 눈물나게 고마워질 때가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 중에 저에게, 수많은 차량 중에 벤츠를 선택해주시는 분들이 있기에 제가 존재하는 것 같아요. 아직까지 심하게 항의를 받아 맘 고생한 적도 없는 것 보니까 행운아 같기도 하고요.”
1% 고객과 세일즈맨은 뜻밖에 인정론에 약해 보였다. 그런 그가 냉철한 프로정신을 강조하는 부분도 있다.
“불과 10년 전만해도 고객 분들을 만날 때 수첩과 볼펜 하나 들고 다녔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첨단 장비가 아니면 고객들의 요구를 시의적절하게 맞춰드릴 수가 없습니다. 노트북과 데이터베이스가 된 자료들을 제시해야합니다. 개인이 움직이는 사무실(movi ng office)이 되어야 합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욕구에 발맞춰 따라가야 합니다.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대목입니다.”
그는 자신의 개인 비서를 고용하고 있다고 했다.
“한명의 비서가 고객들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주로 DM 발송부터 고객들의 요구사항을 꼼꼼히 챙기고 들어주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죠. 다른 동료는 2명까지 고용하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빠르게 변화되고 있는 소비자들의 기호를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하는 필수요소라는 것이다.
“요즘 세상 많이 변했어요. 서울대, 연대, 고대 소위 명문대 출신들도 차를 팔아보겠다고 이력서를 들고 찾아옵니다. 어떤 사람은 월급 없이 일해 보겠다고 하고 이메일 문의도 종종 들어옵니다.”
이제는 마케팅도 전문 인력과 과학화가 이뤄지고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저는 집안이 많이 어려웠습니다. 전문대를 졸업하고 IT정보기술 기업에서 일했지만 한 달 급여 20만원이었습니다. 어머니를 모셔야했고 또 돈을 벌고 싶었죠. 매일 아침 벼룩시장, 일간지 등의 구인광고란을 보고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한 것이 자동차 세일즈였습니다.”
어릴때 부친 여의고 고생, 5% 손해 본다는 감성마케팅
김 차장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집안의 부흥과 어머니를 부양할 목적이 직업선택에 큰 몫을 차지했다.
2000년부터 벤츠 영업을 시작, 연봉 2억원대를 일군 김상균 차장. 2003년부터 2006년까지 4년 중 2005년을 제외하고 판매왕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2005년에는 1대 차이로 2등을 했다. 그런 그의 동료애는 돈독했다.
“혼자 살 수 없잖아요. 함께 어울려 살아가야죠. 100% 만족하기 보다는 5% 손해 보는 것을 택하겠습니다. 후배들과 동료들에게 인간적인 선배이자 동료이고 싶습니다.”
5% 손해 보는 1%의 생각은 뜨겁고 인간적이었다.
“마케팅 스케일은 크게, 고객에게 다가가는 마음은 소박하게”라며 단순히 운이 좋아서 성공했다고 하는 그는 결코 작고 소박한 사람만은 아니었다. 크고 넓게 비상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1%의 단독질주. 그의 겸손하고 착한 날개짓은 달라도 한참 달라보였다.
백은영 aboutp@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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