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판매왕 구승회
“절대 노(NO, 怒) 하지마라” BMW 판매왕인 강남지점 구승회 과장. 그는 후배나 자신에게 이 말을 되뇐다고 한다. “안 된다” 라는 말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 보겠습니다.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그의 고객용 사전에는 오직 이 말만이 존재한다고 한다. 천성적으로 사람을 좋아하고 어울리는 것을 좋아해 언제나 일이 즐겁다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보이는 이 남자. 너무나 밝아 보여 속이 없어 보이기까지 하는 구 과장과 속 있는 이야기를 나눠봤다.
“어제 하루를 이야기해볼까요? 자동차 애프터서비스 문제로 저녁 7시에 구미에 갔어요. 서울에 새벽 2시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2시간 자고 오늘 오전 6시 30분 죽전에 갔습니다. 서울에 다시 도착해서 이거 인터뷰 끝나고 오후 2시 고객 상담 마친 뒤 오후 5시에는 충주에 내려가야 해요.”
자동차 세일즈에 뛰어들어 명절조차 하루도 쉬어 본적이 없다는 구 과장. 아무리 뛰어난 비결을 이야기해도 그저 성실하고 꾸준한 고객관리를 당해낼 재간은 없다고 말한다. 그는 이러한 비법으로 차량 가격만 1억~2억원대인 최상위 모델 7시리즈를 가장 많이 팔았으며 톱10 세일즈맨만 들어갈 수 있다는‘BMW 프리미엄 클럽’에 가입했다.
벤츠 판매왕 김상균과 서울고 동기
“어머니가 교장선생님, 장학관도 하셨고 아버지는 연구원이셨습니다. 남동생은 청주에서 소아과 원장이고 여동생도 대학원을 졸업하고 의대에 진학하겠다고 수능준비를 하고 있어요.” 그는 소위 엘리트 집안출신이다. 귀띔으로 대장금을 연출한 이병훈 PD가 외삼촌이란다.
“저의 긍정적인 마인드도 외삼촌 닮은 것 같아요. 한 번도 화를 내시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요. ‘아무리 화가 나도 맑은 하늘을 보고 크게 웃음 지으면 기분이 다 풀린다’ 고 하셨거든요 낙천적인 것이 집안 내력인가 봐요.”
유쾌한 그의 세일즈 입문기는 독특했다.
“렉서스 딜러를 하는 친구 녀석의 초대로 미국을 방문하게 됐습니다. 친구가 부자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춤추고 어울리는 모습을 보고 나도 한번 해보자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급 문화에 빠지려면 제가 먼저 달라져야했습니다.”
그런 그는 부단한 노력으로 두터운 고객층을 형성하고 있다.
“이름 세자만 대면 알만한 재벌그룹의 회장님, 스포츠 스타, 연예인들이 저의 고객들입니다. 특히 회장님들은 직접 오셔서 저랑 많은 이야기를 나누시면 재미있어 하십니다. 특히 L그룹의 회장님은 직원들과 이런 대화를 나누기 힘들다며 저 같은 세일즈맨과 이야기하는 것이 새롭다고 말씀하세요. 소위 회장님들은
친밀감이 높은데 비해 연예인들은 사람들을 의식하느라 조심스러워하는 부분이 있어요.”
그런 그에게 가장 존경하고 고마워하는 고객이 있다고 한다.
“한우 유통업체를 운영하시는 사장님이 계십니다. 언제나 궂은 일 힘든 일 혼자 다하시고 밥 한 번 얻어 드시는 일이 없으십니다. 제가 당뇨와 고혈압을 앓고 있는데 약까지 지어오십니다. 일 년에 20대 이상 소개시켜주시는 최대 고객이십니다.”
그의 인간적인 매력과 끈끈한 인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분을 통해서 먼저 줘야 남도 나에게 준다는 것을 배웠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2억원 이상 연봉을 가져가지만 실상 쓰는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고객분들께 마음의 표현을 하고자 하는 건데 어떻게 하다 보니 그렇게 되더라고요. 다른 건 몰라도 조사는 빼놓지 않고 찾아갑니다.”
그는 명절 때 고가의 선물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통 큰 그가 아쉬워하는 부분은 바로 가족이다.
“집은 잠만 자는 곳으로 바뀐 지 오랩니다. 밤늦게 들어가서 아침 일찍 나오고 그나마 휴일도 정신없이 바쁘다보니 아내와 딸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없어요. 그래서 한번은 사표를 쓰고 아내와 두 달간 미국여행을 다녀왔어요.”
못 말리는 아내 사랑이다. 자녀가 있냐는 말에 갑자기 “엄마를 닮아 예쁘죠” 휴대폰을 불쑥 내민다. 저장된 사진을 보는 와중에도 “엄마를 닮아 예쁘죠”를 두 번이나 강조한다.
“재밌는 사실은 메르세데스 판매왕 김상균 차장과 저는 서울고 동창입니다. 다들 비결이 없다고 말하죠. 그건 거짓말입니다. 추진력, 열정, 저희들은 일밖에 모릅니다.”
명절기간 하루도 못 쉴 때가 다반사
대단한 비결을 말하는 것처럼 말하는 그의 비법 또한 거짓말처럼 평범했다.
“서운하면 멀어집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서운함은 거리를 갖게 하는 것이라는 구 과장. 그는 사람과의 거리를 얼마나 갖고 있는 것일까.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는 적당한 선에서 고객들과 소통할 것이다. 적당한 것, 한결같은 것,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과제를 여전히 지키고자 애쓰며 .
백은영 aboutp@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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