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관리만이 인생의 가장 큰 보험
“제가 인터뷰할 자격이 있습니까? 요즘 슬럼프에 빠졌습니다. 저는 7, 8월에는 이상하리만큼 일이 잘되지 않아서요.” 대뜸 보자마자 이런 말을 꺼낸다. 심상치 않아 보이는 이 남자 가는 곳마다 승승장구 하는 폭스바겐 판매왕 정성훈 팀장이다. 지나치게 자신을 돌아보고 자책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되기까지 하는 정팀장. 휴가를 반납한 채 사무실로 출근한 그와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정팀장은 자동차 판매 분야에서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대우자동차판매 공채 18기 출신인 그는 대우시절 신입 영업 사원 중 신인왕, 2002년 130대 삼성자동차 판매왕, 2003, 2004 볼보 전국 판매왕, 2006년 폭스바겐 판매왕.
그는 2005년 볼보에서 폭스바겐으로 바뀌는 동안 한 해만 빼고 줄곧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은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조울증 걸린 판매왕(?)
“대학에 다니면서 현대백화점에서 오디오 판매 아르바이트를 했었습니다. 영업에 대한 식견을 그때 배운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영업에 대해 인연이 있었던 것 같아요.”
단국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제약회사에서도 일을 했으나 복지후생이나 안정적인 것보다는 영업에 대한 본능적인 끓는 피는 속일 수 없었다는 것.
“일한 만큼 가져간다는 것이 매력적이잖아요. 3배 더 일하고 3배 더 가져가기 위해 노력하려고 애쓰는 거죠. 회사에서 정해진 월급을 받는 것보다 노력한 만큼 대가가 주어지는 것이 아주 공평하다고 생각해요.”
그는 프로 근성으로 무장돼 있었다.
“최근에는 고학력과 세련된 마케팅 전략으로 무장된 양질의 영업사원들이 많습니다. 뼈를 깎는 노력이 있어야만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 자신에게도 후배들에게도 항상 강조하는 영업사원의 3대 필요조건이 지구력, 순발력, 집중력이라고 말합니다.”
기복 없는 꾸준한 자기 관리, 손님에게 민첩하게 대응하는 지구력, 짧은 시간에 많은 일들을 해낼 수 있는 집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겨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마인드 컨트롤을 잘해야 해요. 조울증이라고 해야 하나요. 저도 기복을 좀 타는 편입니다. 현대인들이라면 누구나 이런 것들을 극복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에게 정작 자극이 되는 사람들은 바로 고객이라는 것을 빼놓지 않았다.
“꾸준히 관리하고 있는 고객은 200여명, 출고 고객은 500~600여명 정도 됩니다. 수입차는 영업사원에 대한 고객들의 의존도가 높은 편입니다. 항상 긴장을 늦추지 않고 고객의 요청에 응대해야합니다. 휴일이든 휴가든 휴대폰을 꺼놓을 수 없습니다. 항상 초긴장으로 살아가지만 제게 끝없는 자극이 되는 것은 저희 고객분들입니다.”
폭스바겐은 20~30대층에서 선호하는 편이고 특히 많은 여성고객들이 좋아하는 차다.
현대자동차처럼 차량도 다양하고 차종에 대한 분포도가 넓어 많은 고객들이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저는 말을 재밌고 논리적으로 잘하는 편입니다. 그렇다고 달변으로 고객을 끌어들이기보다는 말 속에 진심이 묻어나기 위해 노력합니다. 임기웅변식의 말로 순간을 넘긴다 하더라도 고객에 대한 마음자세는 바로 들통 나기 마련이거든요.”
지구력, 순발력, 집중력 가장 중요
그는 꿈이 컸다. 오디오에 조예가 깊어 음악카페를 차리고 싶은 꿈이다.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과 함께 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은 것이다.
“음악카페 외에도 부모가 없거나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베풀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요.”
나누고 더불어 살아가야한다는 정팀장.
그가 나눔의 철학과 베품의 미덕으로 펼쳐질 은퇴이후의 삶. 그의 오랜 염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그는 폭스바겐의 바퀴처럼 쉴 새 없이 고객들을 향해 음악 같은 달변이 계속되길 기원한다.
백은영 aboutp@dailysun.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