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김 전 회장이나 가족들, 그리고 김 전 회장의 측근들은 필코리아와 퍼시픽인터내셔널에 대해 “김 전 회장과는 상관없는 회사”란 점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검찰 수사 결과 김 전 회장은 지인인 태국인을 해외 투자자로 내세워 실질적으로 퍼시픽인터내셔널을 소유하고 있다고 못박았다. 만약 검찰의 주장이 옳다면 국내 유명 호텔과 골프장 등을 소유한 필코리아는 김 전 회장의 소유라는 결론이다. 이럴 경우 필코리아와 이 회사가 투자한 모든 회사는 국고에 환수되어야 한다. 그러나 김씨는 조사 과정에서 필코리아 지분 투자금과 KMC 송금액은 모두 해외투자자가 투자한 돈을 BFC에서 관리하다 나중에 상환하기 위해 빼낸 돈일 뿐이라며 검찰 주장을 강력 부인하고 있다.
필코리아 어떤 회사인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아내인 정희자씨가 회장으로 있는 필코리아리미티드(과거 대우개발)는 지난 1976년 7월 8일 관광호텔업 및 부동산임대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이어 1983년 9월과 1991년 5월부터 서울과 경주 보문단지내에 서울 힐튼호텔과 경주힐튼호텔을 운영 관리해왔다. 하지만 대우그룹의 몰락과 함께 1999년 11월 30일자로 서울 힐튼호텔을 CDL호텔에 매각했다. 2003년에 대우개발의 지분 90.4%를 외국계 펀드인 퍼시픽 인터내셔널에 넘겼다. 이때부터 필코리아리미티드로 바꿨고, 경주힐튼호텔은 1999년 영국법인인 힐튼인터내셔널과 경영위탁 계약을 맺어 20년간 위탁경영을 하고 있으며 대우건설의 소유인 대우하노이호텔도 위탁경영을 하고 있다. 정희자씨는 등기이사직으로 올라와있지는 않지만 현재 회장직으로 불리며 실제로 경영에 깊숙이 참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우출신 경영인들도 여전히 필코리아와 관련 계열사에 몸을 담고 있어 대우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금방 알 수 있다. 특히 정 회장의 아들인 김선협씨가 지난 2003년 1월 아도니스의 등기이사에 오른 뒤 지난 3월 아도니스 사장에 취임했다. 필코리아리미티드는 포천에서 아도니스컨트리클럽을 운영하는 (주)아도니스의 지분 18.59%를 갖고 있다. 나머지 아도니스의 지분은 정희자씨와 김 전 회장의 아들 등 김씨일가의 몫이다. 아도니스에는 강남 포스코빌딩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힐튼외식사업부가 있기도 하다. 아울러 양산 아도니스였던 에이원컨트리클럽(주)는 아도니스와 필코리아리미티드가 각각 4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필코리아리미티드 계열은 최근 들어 아도니스컨트리클럽에 G&H호텔 개관을 앞두고 있고, 로이젠컨트리클럽 기공을 추진하는 등 다시 뻗어나가고 있다. 현재 필코리아리미티드는 남대문로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이규성 bob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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