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풀테펙, 남미서 두번째로 큰 도시공원
매년 1500만명 방문, 서울숲의 6배 규모
효창공원·손기정체육공원 구상 벤치마킹
[일요서울ㅣ이완기 기자] 중남미를 순방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멕시코시티에서 도시공원의 활성화 방안 모색에 나섰다.
박 시장은 9일 오후 3시30분(현지시간) 남미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공원으로 연간 1500만명이 방문하는 멕시코시티의 대표 명소인 '차풀테펙 도시공원(Bosque de Chapultepec)'을 방문했다. 중남미 순방 기간 중 첫번째 현장시찰이다.
박 시장은 차풀테펙 도시공원을 구석구석 살펴보며 현지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들었다. 특히 2024년 독립운동 기념공원으로 재탄생 할 '효창공원', 2020년 6월 마라톤 특화공원으로 재조성을 앞두고 있는 '손기정 체육공원' 등 서울시가 추진 중인 도시공원 재생에 벤치마킹할 수 있는 방안도 구상했다.
차풀테펙 도시공원은 클라우디아 쉐인바움 멕시코시티 시장이 이 도시 환경부 장관을 역임할 당시 숲을 재건했다. 과거 병영과 요새 등으로 쓰이던 이곳은 20세기 들어 대통령 관저 등으로 사용되면서 숲 개발이 시작됐다. 2002년 숲 재건을 위한 시민 리서치 위원회가 만들어져 식물원 등 시설과 각종 도로 개보수가 이뤄졌다.
서울숲 면적의 6배에 달하는 규모(6.86㎢)에 대규모 녹지와 호수가 조성돼 있다. 공원 내에 세계 4대 박물관인 '국립인류학박물관'을 비롯해 국립역사박물관, 동물원, 식물원, 미술관 등 다양한 여가문화시설이 들어서 있어 멕시코 시민과 관광객들의 대표 명소다.
특히 이곳에 위치한 '국립인류학박물관'은 60만점에 달하는 유물이 총 23개 전시실에 보관돼 있어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과 견줄만한 위용과 구성을 자랑한다.
쉐인바움 시장은 "차풀테펙 공원은 2010년에 프로젝트를 시작됐다. 보수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도입할 수 있는 관리체계를 정립해 향후에도 문제가 없도록 했다"며 "당시 멕시코시티 시장이 현재 대통령이다. 그는 차풀테펙 공원이 시민의 환경 권리 도모에 가장 좋은 프로젝트가 될 수 있다고도 말했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도시에는 시민들의 삶의 질와 힐링·휴식을 보장하기 위한 공원이 필요하다. 도시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초기에 만들어놓지 않으면 큰 공원을 만들기 어렵다"며 "큰 공원이 아니더라도 시민들의 삶 주변에 작은 공원도 끊임없이 만들어가야 한다. 제가 공약했던 1000개의 숲, 1000개의 정원 프로젝트였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겠다"고 약속했다.
박 시장은 "큰 공원이 도시 한가운데 있다는 것은 참 부러운 일이다. 서울의 경우에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한강에 좋은 공원이 있지만 도심 안에 있지는 않다"며 "용산공원이 서울시가 바라는대로 생태적인 공원이 된다면 뉴욕 센트럴파크가 부럽지 않게 될 수 있다. 조선시대부터 남아있는 여러 유적들이 있다. 선별적으로 잘 보존하면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도 등재할만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용산공원은 100년 만에 민족에게 돌아온 커다란 보물과 같다. 어떤 일이 있어도 생태적 공원으로 보존이 돼야 한다"며 "그것이 국민의 뜻이라고 생각한다. 중앙정부와 함께 국민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되도록 생태적 공원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어 이날 오후 6시30분 지난 수년간 안정적으로 성장한 한-멕시코 교역관계의 중심인 멕시코 현지 진출 한인 경제인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포스코,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과 바텍(엑스레이 스캐너 판매), 디에스보르드캐스트(위성 송수신기 판매) 등 중견 중소기업, 신한은행, 한전 등 금융 및 공기업의 법인장, CFO(최고재무책임자) 등이 참여한다.
박 시장은 8~17일 7박10일 일정으로 중남미 순방 중이다. 대한민국의 중남미 최대 교역대상국인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와 콜롬비아의 강소 혁신도시 메데진, 수도 보고타 3개 도시를 방문하는 일정이다. 사회통합에 방점을 둔 도시재생과 교통 혁신을 통해 지역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정책현장 곳곳을 방문한다. 서울시의 우수사례도 공유한다.
이완기 기자 asbtv@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