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박근혜 변신의 광폭행보가 탄력을 받고 있다. 박 전 대표가 일회성이 아닌 여성의원들과 초재선 친이계 의원들을 연속으로 만나 앞으로는 편하게 만나자고 먼저 제안을 했다. 큰 그림을 위해 당내 친이 친박을 아우르는 모습이 청와대 회동을 계기로 때가 됐다는 생각을 굳힌 것 같다. 어떤 행태든 당내 문제에 대한 이 대통령과의 교감이 있었을 것이다.
지난 3년 동안 한나라당이 크게 두나라당이 돼버린 것은 당내 주류파의 권력욕 때문이었다. 이 대통령이 대권 승리를 위해 숱한 사람들에게 빚을 졌다. 그 빚을 갚기 위해 챙길 수 있는 자리가 그다지 넉넉한 편이 아니다. 친박 쪽에 돌아갈 몫은 당연히 없었다. 이명박 대통령도 국정운영의 차질이 친이 직계들의 권력다툼 때문이었음을 인식 못할 리 없다.
대통령의 인사정책에 발목을 잡은 것은 야당이나 친박계 의원들보다 친이계 소장파들이었다. 얼마 전 영포회 사건이나 크고 작은 몇 차례의 인사 갈등이 청와대 참모진과 소장파와의 대립에 의한 사단이었다. 친이계 내부적으로 서로 더 많이 차지하려고 벌어진 이전투구가 대통령의 국정수행 발목을 잡은 것이다. 지금 친이계를 아우르는 박근혜의 광폭행보는 하산 길에 접어든 이 대통령의 이런 현실과 무관하지 않을 터다. 이 대통령과의 교감이 점쳐지는 대목이다.
첨예하게 대립하던 당내 계파가 박 전대표의 변신 행보로 ‘우린 당과 국가를 위해 같은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는 표현을 할 정도로 변모됐다. 이는 박근혜 스스로 중요한 물꼬를 튼 결과다. 드디어 박근혜 지지율 30%대 회복이 눈앞에 다가왔다. 과거 김대중 대통령 후보는 이 국민지지 30%대 벽을 넘지 못해 세 번째 대권도전에서 소위 ‘DJP 연합’을 해야 했다.
색깔도 무늬도 전혀 다른 JP와의 연합뿐 아니라 경선 불복한 이인제 후보를 기막히게 활용해서 가까스로 얻은 대선 승리였다. 이 지지율 30%대 벽에 갇힌 점이 과거 DJ와 현실 박근혜가 너무 닮은 사실이다. 그러면 박 전 대표는 친이와의 화해와 더불어 소통 부재로 떨어져 나간 옛 동지들과의 관계를 복원할 때가 됐다.
한마디로 지금의 한나라당을 자신이 당 대표 하던 그 시절로 되돌리라는 얘기다. 그때의 한나라당은 주류와 비주류 사이에 어떤 불이익도 기득권도 없었다. 야권 일부가 박 전 대표의 광폭행보를 예의주시 하고 있다. 지도자는 빈 그릇처럼 모두를 담을 준비를 해야 하며 적과 동지가 없다.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재료의 원형질 그대로를 유지해야 한다. 정치의 신데렐라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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