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정치에 관심이 크고 훈수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정치가 혼탁하고 불안해진 까닭이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 국민 쳐놓고 노소나 남녀 할 것 없이 정치에 일가견 없는 사람이 드물다. 두 사람만 만나도 시국 문제 정치 얘기 아니면 화제가 궁핍할 정도다. 「나라꼴」걱정이 태산을 이룬다. 오죽하면 공치사나 듣기 좋은 소리 들었을 때 하는 겸연쩍은 표현으로 ‘정치적 발언’ 말라는 농(弄)이 생겼다.
2월, 4월, 6월에 자동 임시국회를 열게 돼있는 국회법 제 5조2항은 민주당이 여당 할 때 만들어 놓은 법이다. 민주당이 그걸 모를 리 없다. 그런데 어째 국회 모양을 저래 해놓는지 대한민국 정치판의 ‘해 뜬 자리’ ‘해 진 자리’ 변화가 이래야 선명 야당 하는 것인지 참으로 모를 일이다. 지구 온난화 현상에 북극 얼음산이 녹아드는 세월에 말이다.
더욱이 북한이 3대 세습체제 구축과 2012년 ‘강성대국’ 원년을 목표로 동북아 긴장을 고조 시키고 있는 마당이다. 6.25 남침전쟁 59주년이었던 지난달 25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 신문은 미국이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에 ‘확장된 억지력’을 제공할 것을 약속한데 대해 핵 보복을 불사하겠다는 초강경 논평을 냈다.
이 신문은 “결국 우리의 핵 억제력 보유 명분을 더 당당히 해줄 뿐이며 유사시 우리의 핵 보복의 불 소나기가 남조선에까지 들씌워지게 하는 참혹한 사태를 자초하게 될 것‘이라고 핵 공격 위협을 강력히 하고 나섰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깊은 생각을 해야 한다. 지난 김대중, 노무현의 10년 좌파 정권이 햇볕정책 이름아래 북한에 쏟아 부은 지원금이 자그마치 현금 29억 달러에 현물 40억 달러를 합한 69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북한이 쓴 핵 개발 비용의 2배가 넘는 자금규모로 추산됐다. 국민의 경제적 불만에 안보 불안이 어느 때보다 클 수밖에 없다. 이 와중에 국회는 오히려 정치력 상실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바라보는 국민 눈길이 한심한 눈빛을 보이고, 국회의원을 쳐다보는 국민 눈빛은 경멸에 가깝다.
국회의원들의 막말 작태가 혐오스럽기 짝이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문동 떡볶이 집을 방문한데 대해서 민주당 이모 의원이 “대통령이 들른 떡볶이 집은 손님이 떨어진다”고 한 말이나, “보육원에서 안아준 아이가 경기를 일으킬 것”이라는 표현이 과연 그들 말대로 ‘독재 대통령’에게 겁 없이 한 말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 밖에도 곱상한 인상의 촉망 받는 야당 중진급 여성 국회의원이 “X정치” 막말을 거침없이 내뱉는 우리 국회의 자화상이다.
부디 한국 정치권의 ‘해 뜬 자리’에 서있는 자는 ‘해 진 자리’에 서있는 자의 상실감을 잊지 말 것이며, ‘해 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자는 해 뜨는 시간의 지루함을 인내할 줄 알아야 할 것이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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