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퇴임한후 고향 텍사스 주 댈러스에 정착하였다. 그는 댈러스 사무실로 아침 출근했다가 퇴근해서는 집에서 책을 읽거나 골프 또는 야구 경기를 시청한다. 그는 야구광이어서 재임시절 야구 중계방송을 켜놓고 집무하기도 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집안의 개똥을 줍는데 익숙해졌다고 한다.
트레이닝복을 입은채 비닐 봉지를 들고 집을 나서기도 한다. 그는 전등과 배터리를 사러 가게에 갔다. 그 가게 점원이 “당신은 부시 대통령과 닮았다는 말을 듣지않느냐”고 묻더라는 것이었다. 그가 전직 대통령으로서 티를 내지않았고 거들대지 않았음을 반영한다. 그는 전 세계를 호령하던 세계 최강국의 대통령이었지만, 생필품을 사러 가게에 들르는 등 이웃 시민으로 평범하게 살아간다.
부시는 권좌에서 물러나고서도 한국의 퇴임 대통령 처럼 집앞에 방문객들을 모아놓고 정치연설 하지않는다. 그는 한국의 퇴임 대통령처럼 인터넷 토론방 ‘민주주의 2.0’ 같은 것을 개설해놓고서는 ‘호남 선량들이 민주당 망친다.’등의 정치 훈수 하지 않는다.
그는 불법·폭력 촛불시위를 “아테네 직접 민주주의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며 반정부 폭력시위를 선동하지 않는다. 그는 계속 정치개입 발언을 일삼다가 다른 퇴임 대통령에 의해 “완전히 발악을 하고 있다.”고 모멸적인 핀잔을 듣지않는다.
우리나라 퇴임 대통령의 두 아들은 아버지 재임시 뇌물수수죄로 감옥살이를 했다. 그런가하면 두 퇴임 대통령들은 재임 때 수천억원의 불법 비자금 조성이 탄로나 오랏줄에 묶여 형무소로 끌려갔다.
부시 전 대통령은 지난 5월말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나란히 토론회에 나와 매우 즐거운 마음으로 서로를 칭찬했다. 부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비판해달라는 질문을 받고는 거절하였다. 그는 “전직 대통령들이 (재직중인 나를) 비판할 때 별로 고맙지 않았다.”면서 “나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침묵의 빚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도 부시에 대한 평가를 요구받자 성공적인 부시의 업적만을 예로 들뿐이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서도 자신이 “아무말도 하지않는 것이 가장 큰 도전”이라고 했다. 퇴임 대통령들의 신사답고도 아름다운 자화상이다.
부시 전 대통령 시절 대변인을 지냈던 데이너 페리노는 부시 대통령이 퇴임후 정치에 개입하지 않고 조용히 지낼 것임을 다짐하곤 했다고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늘 퇴임하면 무대에서 사라지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대통령도 퇴임후 바위에서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지않고 국민들로부터 존경받으며 즐겁게 살아가기 위해선 남의 나라 대통령 처럼 재직시 기업인으로부터 돈 받지말아야 한다. 다이아몬드가 촘촘히 박힌 시계는 두 말 할 필요도 없다. 왕년의 화려했던 권력을 퇴임후에도 휘둘러 보고자 정치에 개입해서도 안된다. “정치 무대에서” 사라져야 한다. 우리나라 퇴임 대통령도 집안 개똥을 줍고 구멍가게에 들러 배터리도 사며 점원과 편안하게 농담을 주고받는 것을 낙으로 삼아야 한다. 그렇지않고 대통령 시절의 부귀영화를 연장하고자 설친다면, 그는 국민들로부터는 모멸을, 자신에게는 불행을 자초하고 만다.
우리나라 퇴임 대통령들이 남의 나라 퇴임 대통령에게서 배워야할 값진 교훈이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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