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얼 의원은 2002년 1월5일 워싱턴 공항에서 디트로이트로 가기 위해 보안검색을 받고있었다. 보안요원이 금속탐지기를 들이대자 딩얼 의원에게서 금속 반응음이 울렸다. 그러자 딩얼 의원은 “20년전에 낙마사고로 몸에 강철 고관절을 이식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보안요원은 딩얼 의원을 사무실로 데리고가 바지 까지 벗으라고 했다. 딩얼 의원은 불쾌했지만 보안요원의 지시대로 순순히 바지를 벗고 몸 수색을 마쳤다.
딩얼 의원과 공항 보안요원 모두는 민주주의 시민으로서 의무와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었다. 국회의원은 수모를 당하면서도 준법 의무를 지켰고 보안요원은 국가안보를 위해 책임감으로 철저히 수행한 것이다.
지난 4월29일자 국내 일간지들에는 수갑을 찬 미국 국회의원의 사진이 크게 실려 또 관심을 끌었다. 주인공은 미국 연방 하원의 존 루이스 의원 이었고 경찰에 의해 수갑이 채워진채 경찰서로 연행되고 있는 모습이었다. 루이스 의원은 동료의원 4명과 함께 4월27일 워싱턴 DC의 수단 대사관 앞에서 수단 정부의 인권탄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그를 포함하는 5명의 의원들은 집회금지선(폴리스 라인)을 넘어 수단 대사관쪽으로 다가섰다. 그러자 경찰은 폴리스 라인 침범이라며 해산을 명령하였지만 듣지않자 가차없이 의원들에게 달려가 수갑을 채워 경찰서로 데려갔다.
하지만 한국 같았더라면 어림도 없는 일이다. 경찰이 폴리스 라인을 넘은 의원들에게 수갑을 채우려 했다면, 그들은 경찰에게 욕설을 퍼부었거나 “공안정국 조성말라” “독재권력 타도하자” “경찰청장 해임하라” 등 외쳐대며 덤벼들었을 것으로 상상키 어렵지 않다.
지난 1월 우리 국회에서는 로텐더홀에서 불법농성을 버리던 야당측이 도리어 경위들을 마구 두들겨 팬 일이 있었다. 야당측의 폭행으로 국회 경위와 방호원 53명이 부상당했다. 국회 불법농성자들과 폭행 가담자들은 미국 같았으면 쇠고랑을 차고 경찰서로 끌려갔다. 미국에서는 의사당내 폭력은 현행범으로 체포되고 저항하다가는 경찰의 가혹한 매질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한국 국회의 불법 농성자들은 도리어 경위들을 개패듯 팼다. 적반하장(賊反荷杖)이었다. 그런 난장판속에 국회 깽판은 반복될 수 밖에 없고 민주주의는 골병든다.
5월1일 노동절 기념집회에서도 상습적 폭력 시위꾼들은 돌과 유리병을 던져 전경 10여명에게 중경상을 입혔다. 그들은 여경을 집단 폭행까지 하였다. 미국에선 시위자들이 투석질을 하다가는 육중한 경찰의 무자비한 곤봉세례를 받고 현행범으로 체포돼 수갑을 차야한다.
미국 국회의원이 공항 보안요원 지시대로 바지를 벗고 시위꾼들이 폴리스 라인을 침범하지못하는 이유는 다른데 있지않다. 준법정신이 투철한데다가 순응하지 않고 저항하다가는 보다 더 혹독한 법의 철퇴를 받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법과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선 미국 처럼 법 집행이 단호해야 한다. 한국 경찰도 국회의원이나 시위꾼이 폴리스 라인을 침범했을 때 주저없이 쇠고랑을 채우거나 공항 보안검색 때 바지를 벗길 수 있어야 한다. 경찰이 공권력을 법대로 집행하지 못한다면, 국회 깽판은 되풀이 되고 사회는 무법천지로 전락될 수 밖에 없다. 대한민국의 장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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