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국회의원 170명이 하는 일
여당 국회의원 170명이 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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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05-19 08:40
  • 승인 2009.05.19 08:40
  • 호수 786
  •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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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나라당 움직임을 보면 역사가 반복 된다는 말이 실감난다. 4월 재보선 참패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나라당 모습이 꼭 4년 전 열린우리당의 근간을 흔들어 놓았던 2005년 4월 재보선 이후 상황만 같다. 당시 집권당인 열린우리당은 국회의원 6명을 뽑는 재보선에서 0:6으로 완패했었다.

열린우리당은 이 2005년 4월 재보선 참패를 시작으로 재보선 40전 40패의 연전연패 기록을 세워 멸망의 길로 들어섰다. 그때 열린우리당 사정이 지금 한나라당 처지와 아주 흡사했다. 국민 뜻을 무시한 민생논쟁, 친노와 반노의 계파 갈등, 변죽만 울려대는 열린우리당의 당내개혁은 민심이반을 가속화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열린우리당은 같은 해 10월 재보선에서도 0:4로 참패했고 그 후 2005년 5월 지방선거 및 그해 7.26과 10.25 재보선에서도 참패를 반복했었다.

이후 대선을 앞둔 2007년 초부터 열린우리당 국회의원들의 탈당 러시를 이루었다. 설 연휴 지난 그해 2월에 천정배, 김한길, 임종인, 강봉균 의원 등 중진의원 23명이 노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선언하고 열린우리당을 뛰쳐나갔다.

5월에는 초 재선의원 16명이 집단 탈당하고 6월에는 문희상 전 의장 등 친노 중진까지를 포함한 의원 16명이 3차 탈당하면서 열린우리당은 와해됐다. 열린우리당이 한 짓은 5년 내내 ‘친노’ ‘반노’ 논쟁이었고 국민 편 가르기가 일쑤였다. 지금 한나라당에 벌어지고 있는 대선 후보 경선 프레임인 ‘친이’ ‘친박’ 논쟁이 망해버린 열린우리당의 판박이처럼 나타나고 있다.

한나라당의 내년 지방선거는 물론 2012년 총선 참패가 점쳐지는 상황이다. 정권 재창출은 말도 못 꺼낼 형편이다. 2007년 대선후보 경선 과정과 2008년 총선 공천파동을 겪으면서 뿌리 깊어진 한나라당의 ‘친이’ ‘친박’ 갈등은 4.29 재보선 참패로 더욱 증폭됐다. 민심이 한나라당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이 지난 정권의 열린우리당 와해 현상을 빼닮는 듯한 것이다.

여당 국회의원 170명이 하는 일이 계파싸움뿐이다. 그런 한나라당의 재보선 참패는 당연한 댓가였다. 지금 당 쇄신특위를 구성 하겠다는 변죽이 요란하지만 쇄신의 특별한 방향 제시는 눈 씻고 봐도 없다. 한나라당이 진정으로 쇄신을 하려면 국민이 원하는 바를 바로 알아야 한다. 많은 국민은 당정 분리가 안 되고 당이 청와대 정치에 끌려 다니는 것을 몹시 못마땅해 한다. ‘MB독재’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때문에 한나라당의 쇄신 열쇠는 청와대가 쥐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 사이의 신뢰회복 없이 한나라당 쇄신은 불가능한 일이다. 이 대통령의 포용력이 상대적 관건이다. 이 대통령이 진정성 있는 화해의 손길을 내밀지 않는 한 한나라당은 어쩔 수 없는 위기국면이다. 여러모로 어려운 때 박 전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의 진정성 담긴 화해의 손길을 뿌리치지는 못 할 것이다.

나라를 위하고, 국민을 위하고, 한나라당을 위하는 것이 박 전 대표의 정치 원칙이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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